“학원서 배운 대로 면접? 입학사정관 금방 알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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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사교육만으로는 학생부 종합전형에 합격할 수 없어요. 학원에서 알려준 답안, 말투, 제스처를 따라하면 입학사정관은 금방 알아챕니다. 오히려 합격에 ‘독’이 돼죠.”

장정헌 차의과학대 입학처장 #올해 입시 학생부종합전형 첫 도입

지난 1일 차의과대학교 입학처장에 임명된 장정헌(50·의료홍보미디어학과·사진) 교수의 설명이다. 그는 이 대학 교수로 임용되기 전인 2009~12년 대학 입학사정관으로 일했다. 전국 4년제 대학의 입학처장 중 입학사정관 출신은 그가 유일하다.

고려대를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주립대에서 유학했던 그는 2009년 귀국, 입학사정관제(학생부 종합전형) 도입을 앞둔 아주대의 입학사정관으로 채용됐다. 이듬해 모교인 고려대로 옮겨 입학사정관제 전형의 틀을 마련하는 데 기여했다.

그는 수능 위주의 정시를 ‘결과 중심’, 학생부 종합전형은 ‘과정 중심’이라고 요약했다. “정시는 고교 3년을 단 한 번의 시험(수능)으로 측정하지만 학생부 종합전형은 고교 생활 3년의 이모저모를 살펴 평가하는 게 가장 큰 차이점”이라는 설명이다.

장 처장은 사교육이나 ‘스펙 쌓기’의 효과는 제한적이라고 말했다. 읽지 않은 책까지 학생부에 기재하는 수험생을 예로 들며 “내신에 비해 독서량이 과도하거나, 수준이 지나치게 높은 책이 있으면 입학사정관은 제출 서류의 신빙성을 의심하게 된다”고 전했다. 설령 서류 전형을 통과하더라도 면접에서 혹독한 ‘검증’을 받게 된다.

차의과학대는 2018학년도 입시에서 학생부 종합전형을 처음 도입한다(정원의 35%). 장 처장은 “캠퍼스가 있는 경기 북부의 고교생에게 실습 기회를 제공하는 한편 교수와의 멘토링을 확대하고 있다”며 “학생부 종합전형의 도입을 대학과 지역사회가 우수 인재를 함께 육성하는 계기로 삼으려 한다”고 밝혔다.

천인성 기자 guch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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