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이번 주말께 정치인 수사 확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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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비자금 사건을 수사 중인 대검 중수부는 내일쯤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한 뒤 빠르면 이번주말부터 다른 정치인들에게 수사를 확대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은 이날 청사에 출근하던 대검 고위 관계자와 기자들과의 일문일답.

-권노갑씨 영장 청구는 언제 하나.

"내일쯤…"

-다른 정치인 소환 언제 하나.

"일체 말할 수 없다."

-권씨에 대해 어떤 혐의를 적용하나.

"수사를 이제 시작했는데…"

-다른 정치인 부르나.

"다른 정치인들에 대해 언론에서 거론하는데 거기까지 진행된 단계가 아니다.권씨 조사에 관해 관련 정치인이 있다고 미리 보도하면 검찰에 대해 정치권이 얼마나 오해하겠는가.보도한 것이 기정사실화되면 검찰 수사가 거기 못 이르면 숨기는 것 아니냐는 오해를 살 수 있다.확실한 근거를 갖고 써달라."

-총선 자금 전체를 수사하나.

"그 부분도,지금 수사 초입인데 그돈이 어디에 갔느냐를 말하는 게 사리에 안맞다."

-성역 없이 수사 하나.

"이왕 나왔으니 말씀드리는데 검찰 수사는 비리가 있을 때 수사를 하는 것이며 이는 법률이 검찰에 부여한 권한이자 임무다.검찰이 비리가 있어 하는 수사를 두고 너무 권한이 남용돼선 안된다는 지적은 좋지만,근거 없이 '검찰 공화국'이니 '검찰 독재'니 하는 것은 걱정스럽다.언론에서도 확실한 근거를 갖고 수사 진행에 따라 써 달라.오늘 어떤 신문엔 '권씨가 혐의를 부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고 썼던데 근거가 있는 것이냐.그런 식으로 쓰면…제발 말하는 대로 써달라."

-고(故) 정몽헌 회장 대해선 플러스 알파 부분은 안 본다 했는데.

"150억원 플러스 알파는 특검 수사 직후부터 거론된 것 아닌가.검찰이 해왔다는 것은 언론도 알고 있는 것 아닌가."

-알파의 규모가 커졌나.

"특검에서 정확한 규모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에 뭐라 말할 수 없다.수십억,수백억이라고 나오는데 지켜봐 달라."

-정회장에 대한 (정치권의) 강압 수사 주장이 나와서 권씨 체포 앞당긴 것 아니냐.

"강압 근거 있으면 제시해서 진상을 밝히게 해 주시면 좋겠는데 언론이 그리하면 국민이 오해할 수 있다.정확한 근거를 갖고 써달라."

-권씨 소환 일정이 당겨진 의혹이 있는데.

"어떤 사람이 그랬는지 밝혀달라.어느 분이 그러냐.제발 짐작해서 안 해주시면 좋겠다.굿모닝 시티부터 근거도 없는 오해로 괴롭히니까…지난주 불행한 일이 없었으면 (권씨 수사가)진작 시작됐을 것이다."

-(정몽헌 회장이 강압수사를 받았다는)민주당 함승희 의원 발언이 있었는데.

"국회의원이 국회서 발언한 것에 대해 이렇다 저렇다 말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근거 있으면 내려 주시라.철저히 조사하겠다.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겠나.책임질 일이 있으면 책임지겠다.정확한 근거가 나와 이뤄질 때 제발 언론도 보도하는 그런 풍토가 조성됐으면 좋겠다."

-김영완씨 자료는 근거가 됐나.

"그거 하나 믿고 어찌 수사하겠나.그런 건 아니다."

-이기호 수석은 왜 불렀나.

"구체적 진행 사항인데,중수부장에게 이 사람 왜 불렀나 하는 식으로 물으면 수사 진행에 방해가 될 수 있다."

강주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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