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췌한 모습으로 법원 등장한 흐엉ㆍ아이샤 “나는 무죄다”…“유죄 땐 사형”
이날 흐엉과 아이샤는 각각 다른 자동차를 타고 오전 9시 30분쯤 세팡 법원에 도착했다. 이들 여성 용의자가 공개적으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지난 15일 말레이시아 경찰에 체포된 이후 처음이다. 경찰들의 삼엄한 경비가 이뤄진 가운데 용의자들을 태운 자동차들이 법원에 도착해 눈길을 끌었다고 현지 매체 베르나마 통신은 전했다.
아이샤는 빨간색 티셔츠를 입고 있었다. 흐엉은 노란색 티셔츠에 검은색 경찰 보호장구를 걸치고 있었다. 이들 모두 경찰의 강도 높은 조사에 지친 듯 초췌한 얼굴이었으며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이날 재판은 아이샤가 먼저 출두해 증언하고 퇴정한 이후 흐엉이 들어오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현지매체 더 스타 등 외신에 따르면 이들은 김정남 살해 혐의로 말레이시아 형법 제302조에 의거해 기소됐다. 또 만약 유죄가 입증될 경우 최고형으로 사형이 선고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말레이시아 국적의 아이샤는 이날 법정에서 “내가 (김정남을 암살)한 게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베트남 국적의 흐엉 역시 마찬가지였다. 두 사람은 모두 김정남을 살해하려던 게 아니라 TV 몰래카메라 프로그램을 찍는 줄 알았다는 기존 주장을 되풀이했다.
아이샤와 흐엉은 이날 1시간가량 검찰과 법원의 기소 절차를 마치고 법원 뒷문으로 나와 호송차를 타고 다시 경찰서로 향했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