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공항 강풍에 무더기 결항...213명 공항서 밤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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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새벽 제주공항에 불이 밝혀져 있다.제주=최충일 기자

20일 새벽 제주공항에 불이 밝혀져 있다.제주=최충일 기자

제주지역에 불어 닥친 강풍으로 제주 출발·도착 항공편이 무더기로 결항했다.

 20일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는 “오전 6시 30분쯤 제주공항에서 김포로 가려던 아시아나항공 OZ8900편이 결항했고 이후 항공편들이 지연 운항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오전 7시 32분 중국 오케이항공(BK2724)의 중국 창 사행 비행편의 출발을 시작으로 제주발 항공편이 열린 상황이다.

20일 오전 5시쯤의 제주공항 체류객들 제주=최충일 기자

20일 오전 5시쯤의 제주공항 체류객들 제주=최충일 기자

앞서 19일 오후 6시 10분쯤 제주에서 출발해 부산으로 가려던 대한항공 KE1014편이 강풍으로 운항을 취소하는 등 항공편 57편(출발 28·도착 29)이 무더기로 결항했다. 또 105편이 지연 운항했다. 무더기 결항으로 발이 묶인 승객 4600여 명 중 213명이 19일 오후부터 20일 오전까지 제주국제공항에 체류했다. 항공사들은 대체 편을 투입해 추가 운항에 나서고 있다. 각 항공사는 문자를 통해 예약 승객들에게 결항·지연 등에 대한 정보를 전달하는 한편 결항 승객 수송을 위한 임시편 투입 등을 계획하고 있다.

20일 오전 7시32분부터 운항재개

제주공항 체류객 김재석(47·경기도)씨는 “어제 오후 8시 30분 서울로 출발 예정이었으나 비행기가 결항 돼 이날 밤 11시까지 대기하다 공항에서 밤을 보냈다”며 “오늘 오후 3시쯤에나 대체 편으로 출발할 수 있다는 문자를 받았다”고 말했다.

이영만(44·서울)는 “어제 결항 때문에 아침에 출근하지 못해 난감하다”며 “저비용항공사를 이용하고 있는데 어제 오후 8시 결항 이후 항공사에서 대체 편 마련 등 별다른 조치가 없어 줄을 서고 마냥 기다릴 뿐”이라고 말했다.

제주도와 공항공사 등은 비상근무에 돌입했다. 제주도는 지원상황실을 운영하고 체류객의 숙소 이동을 위해 심야버스 택시 등을 투입했다. 또 공항에서 밤을 보낼 체류객을 위한 모포·매트도 지원했다.

또 빵과 우유 등 먹거리도 지급했다. 한국공항공사 제주지역본부는 체류객대책본부를 설치해 체류객들을 위한 휴식 공간 마련 및 각종 물품을 배분했다. 제주지방항공청은 비정상운항대책반을 구성, 항공기 결항 현황 등에 대한 파악에 나섰다.

여경구(20·부산)씨는 “친구 4명과 제주여행을 왔다 공항에서 발이 묶였지만 밤새 제주도와 공항측이 모포와 먹을거리를 나눠줘 큰 불편은 없었다”고 말했다. 한편 제주국제공항에 발효된 강풍 특보와 윈드시어 특보는 20일 오후 10시쯤 해제될 전망이다.

제주=최충일 기자 choi.choongi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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