퇴직금등 3천억원 장학금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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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정년퇴임 고대의대교수가 후학을 위해 저축한 돈과 퇴직금등 3천만원을 연구실에 내놓아 교육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있다.
지난 8월 익일 만32년4개월간 몸담아 온 고려대에서 정년퇴임한 우리나라 기초의학계의 원로 신만련박사 (오·약리학).
신박사는 82년5월 회감연때 2O여년간 봉급을쪼개 저축한 1친만원으로 「용암장학회」를 설립한데 이어 이번 정년퇴임때는 퇴직금 5천여 만원 2천만원을 장학금으로 내놓았다.
고대는 신박사가 이번에 내놓은 2천만원중 2백만원은 의대도서관 건립기금에 보태고 모두 장학금으로 쓸 예정.
『기초분야인 약리학이 뒷전에 밀려 안타까웠다. 내 한토막 성의가 도리어 부담으로 여겨지는것이 싫다』며 신박사는 주위의 칭송을 한사코 고사했다. 경배 의성 출신의 신박사는 경배중을 졸업,일본 배해도제대 농학부에 입학하면서 고향의 어러운 농촌현실 늘 타개할 농학자가 되는 것이 꿈이었으나 일제 말기의 전시동원체제·학법칭짐을 피해의학으로 전공을 바꾸어48년 서울대의대를 졸업,그해 가을 수의과대학 약리학강사로 강단에섰다.
55년 서울 여자 의과 대학 전임강사가 된 신박사는 수도의과대학·지석대의과대학·고려대 의과대학으로 학교이름이 세번이나 바꿜동안에도 줄곧 약리학교실을 지키며 60여편의 논문을 썼다.
『의대학장 재직시 (79∼82년) 사표를 세번이나 제출했을 정도로 강직한 성품에 세상 보는 눈이 맑고 깨끗한 분이다』 라며『자가용은 고사하고 택시도 타지 않고 평소 버스로 나들이를 하는 청빈한 생활에, 학문도 화려함과는 거리가 먼 기초의학에만 전념해오다 어렵게 생긴 큰돈을 후학에게 내놓았다』고 제자 전진권 부교수는 감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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