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 있는 한 이발소에서는 매일 작은 화재(?)가 발생한다. 그것도 손님 머리 위에서 화재가 발생한다. 그런데 손님의 표정은 침착하다 못해 평안하다.
이 이발소는 37세인 라마단 오드완이 운영한다. 그는 곱슬머리를 똑바르게 펴는 '스트레이트 헤어'가 전문이다. 불을 이용하는 것이 그가 세계 최초는 아니지만 가자지구에서는 유일하다.
그는 손님 머리에 불을 붙이기 전에 머리카락이 타지 않도록 특수 액체를 바른다. 오드완은 이 특수 액체의 성분을 밝히지는 않았다.
"나는 불을 얼마나 오래 붙여야 할지 조절한다. 약 10초 내지 15초 정도 불을 붙인 뒤 끈다. 이 이발법은 완벽하게 안전하며 두 달 전부터 시작한 이후로 어떤 사고도 없었다."라고 오드완은 말했다.
머리를 자른 뒤 불을 사용해 머리 카락을 펴는데 드는 비용은 우리돈으로 5900원 정도다.
이발사 경력 18년인 오드완은 자신이 이 기술을 사용하는 이유는 "팔레스타인의 이발사도 전세계의 이발사 못지 않게 전문가라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사실 오드완이 불 이발법을 사용하는 이유는 헤어 드라이어를 이용하기에는 불안정한 가자지구의 전기 사정 때문이기도 하다.
불 이발법은 인도의 한 이발사가 사용하기도 했으며 스페인의 헤어스타일리스트인 알베르토 올메도가 불과 함께 커다란 칼을 이용하기도 했다.
신인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