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화 "강릉 경기장, 밴쿠버 올림픽 느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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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좋아하는 빙질이에요." 2018 평창 겨울올림픽 테스트이벤트로 열리는 종목별 세계선수권(9~12일)을 앞두고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훈련 중인 선수들은 만족감을 표시했다. 이 경기장의 빙질과 코스가 한국 선수들의 특성에 맞춰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빙질을 정검한 이상화(28·스포츠토토)는 6일 기자회견에서 "얼음 상태가 밴쿠버 경기장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그는 2010 밴쿠버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이 열렸던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 경기장에서 여자 500m 금메달을 따낸 바 있다. 이상화는 "정확하게 설명하기 어렵지만 강릉 스피드스케이팅장이 아시아 선수에게 유리한 빙질을 갖고 있다. 1998 나가노 올림픽 경기장이나 중국의 링크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유럽 선수들은 딱딱한 빙질에 강한 반면 아시아 선수들은 무른 빙질에 더 익숙하다. 이상화는 2014 소치 올림픽을 앞두고도 "밴쿠버 경기장과 빙질이 비슷하다"고 말했고, 아들레르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500m에서 올림픽 2연패에 성공했다. 남자 대표팀을 이끄는 이석규 코치는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 상태가 훈련장인 태릉 경기장보다 좋다. 한 바퀴 랩타임이 1초 정도 줄어들 것 같다"고 기대했다.

남·녀 매스스타트 금메달 후보인 이승훈(29·대한항공)과 김보름(24·강원도청)도 미소를 지었다. 쇼트트랙 출신인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경기장이 만들어져서다.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은 직선구간 이후 반원 형태의 코너를 돈다. 매스스타트는 다른 종목과 달리 웜업존까지 달릴 수 있는데 강릉 경기장 코너의 반지름(21m)이 태릉 경기장(22m)보다 짧아 작은 원을 돌게 된다. 스케이터가 돌 때 코너각이 급격하다는 느낌을 받는데, 코너에서 상대를 추월하는 기술이 뛰어난 이승훈과 김보름에게 유리한 요소다. 이승훈은 "외국 선수들보다 (쇼트트랙 출신인) 내게 유리한 경기장인 것 같다"고 말했다. 류석 대한빙상경기연맹 차장은 "경기장 설계부터 한국 선수들에게 유리하도록 준비했다"고 설명했다.

강릉=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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