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스텔스 구축함 ‘줌월트’ 제주해군기지 배치 제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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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 방한 직전, 최신 스텔스구축함 ‘줌월트(Zumwalt)’를 한반도에 배치하자고 우리 측에 제안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한국일보가 6일 보도했다.

매체는 5일 정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이 지난달 말 우리 측 관계자들을 만난 자리에서 ‘줌월트를 제주해군기지에 배치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해왔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면서 “전혀 언급되지 않던 최신 전략자산이라 의외였지만 상시 배치든, 순환 배치든 우리로서는 마다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0월 15일 취역한 미국 해군의 ‘줌월트(Zumwalt, DDG-1000)’ 구축함은 해상 전투의 최강자로 꼽힌다. 줌월트 구축함은 레이더엔 작은 어선 크기로만 보이고 레이저포 등 최신 무기를 장착해 앞으로 해상에서 전투 흐름과 판도를 뒤바꿀 게임 체인저(game changer)가 될 전망이다. 특히 이 구축함은 해군력을 태평양으로 확대하려는 중국의 장기 전략을 가로막는 결정적인 장애물이 될 것으로 보인다.

줌월트는 적에게 포착되지 않는 반면 공격 기능은 강력하다. 현재 줌월트의 앞 갑판에 장착된 155㎜ 함포는 154㎞까지 타격할 수 있다. 기존 함포 사거리의 세 배다. 이 함포에서 발사된 포탄은 줌월트의 전투통제실에서 원격 조종할 수 있어 표적을 정확하게 맞힐 수 있다.

매체는 또한 매티스 장관의 방한으로 최근 성사된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 앞서 해리스 사령관이 줌월트 배치를 제안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음달 키리졸브 연습을 기점으로 미 전략자산이 향후 한반도에 대거 투입될 것이라는 기대도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10월 한미 안보협의회의(SCM)에서 ‘전략자산의 상시 순환 배치’라는 문구가 미 측의 막판 반대로 공동성명에서 빠졌다가 3일 열린 한미 국방장관 회담에서 양측은 가까스로 미 전략자산의 정례적 전개 또는 배치에 합의했다.

앞서 애슈턴 카터 전 미 국방장관은 지난해 4월 뉴욕에서 한 강연에서 “줌월트가 건조되면 3척을 모두 태평양의 함대에 배속하겠다”고 밝혔다. 한국국방연구원(KIDA) 해양군사전략 전문가는 “미 해군 줌월트가 태평양 지역에 배치되는 것은 다분히 중국의 해양 전력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말했다.

줌월트는 성능이 뛰어난 만큼 건조 비용이 상상을 초월한다. 개발비를 제외하더라도 1척을 건조하는 데 4조5000억원이나 든다. 한국 해군의 이지스함 1척 건조비 1조원의 4.5배다. 이런 가격 때문에 미 해군은 줌월트를 32척 건조할 계획이었으나 예산 부담이 커서 7척으로 축소했다가 최종적으로는 3척으로 줄였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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