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수소차 홍보 수준 카셰어링 국내선 걸음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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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카셰어링 움직임은 아직 초보적인 수준이다. 전문 업체와 손잡고 전기차·수소연료전지차 같은 친환경차 마케팅에 카셰어링을 활용하는 단계다.

현대차는 지난해 6월 출시한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홍보 수단으로 카셰어링을 들고 나왔다. 이달부턴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무료 전기차 카셰어링 서비스를 시작한다. 실리콘밸리 스타트업 ‘웨이브카’와 손잡고서다. 2시간 동안 무료 이용할 수 있고 이후론 시간당 5.99달러(약 7000원)를 내는 식이다. 차량 천장에 부착한 옥외 전자 광고판이 주요 수입원이다. 현대차는 연말까지 아이오닉 일렉트릭 150대를 투입해 서비스를 미국 내 3개 도시로 확대할 계획이다.

수소차도 카셰어링을 통해 저변을 넓히고 있다. 지난해 9월엔 투싼 수소차 50대를 독일 가스기업 린데의 카셰어링 서비스 ‘비제로’에 공급했다. 세계 최초로 수소차 카셰어링에 나서 화제를 모았다. 국내에선 광주에서 수소차 15대, 전기차 15대 등 30대로 카셰어링 사업을 시작했 다.

한국GM은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볼트’를 올 상반기 출시 전 지난해 10월 그린카에 먼저 공급했다. 르노삼성차도 최근 전기차 SM3 ZE 50대를 서울디지털산업단지(G밸리) 카셰어링 사업에 제공했다.

그린카 관계자는 “전기차·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는 1회 충전시 주행 거리가 가솔린·디젤차보다 짧아 필요할 때 잠깐 쓰는 카셰어링에 적합하다” 고 설명했다.

전문 업체와 손잡는 식의 전략으론 차량공유라는 ‘메가 트렌드’를 선점할 수 없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필수 한국전기차협회 회장(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은 “카셰어링 같은 차량공유 서비스를 자동차 판매 ‘수단’이 아닌 ‘목적’으로 보고 접근해야 하는데 현재는 여전히 마케팅 수단으로 활용하는 데 그치고 있다”며 “제조 단계부터 이를 감안한 전략을 짜야 한다”고 말했다.

김기환 기자 kh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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