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NG] 금 밟으면 나쁜 일 생길까 불안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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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가연

“시험 볼 때 마킹 실수하면 어떡하지?”
“발표할 때 애들이 모두 나 쳐다보면 어떡하지? 너무 떨려서 못하겠어..”
“내일까지 과제 무조건 제출해야 하는데…”

여러분은 이런 불안 느껴보신 적 있나요? 아마 남의 일 같지 않을 겁니다. ‘불안’은 살면서 흔히 느끼는 감정인데요. 적당한 불안은 일의 능률을 올려주게 하여 긍정적인 효과를 발휘하기도 하지만 과하면 부정적으로 작동해 여러 가지 정신적 질환을 일으킬 수도 있습니다. 불안과 관련한 여러 장애 중에서 강박증을 영화를 통해 알아보려고 해요.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의 주인공 멜빈 유달은 강박증 증세가 있는 로맨스 소설 작가입니다.

[사진=콜럼비아 트라이스타 영화(주)]

[사진=콜럼비아 트라이스타 영화(주)]

차가운 성격의 멜빈은 다른 사람들의 삶을 깔보아 업신여겨 독설을 하며 사람들을 비꼬는 캐릭터예요. 강박증도 심한 편이죠. 예를 들어 길을 걸을 때는 보도블록의 금을 밟지 않고 사람들과 부딪히지 않으려고 뒤뚱거리며, 식당에 가면 항상 똑같은 테이블에 앉고 자신이 가지고 있던 포크와 나이프로 식사를 합니다. 이러한 성격 때문에 모두들 그를 꺼려하는 장면이 나오는데요.

[사진=콜럼비아 트라이스타 영화(주)]

[사진=콜럼비아 트라이스타 영화(주)]

나중에는 사정이 생겨 버델이라는 강아지를 돌봐야 하는 상황에 처합니다. 덕분에 인간미를 찾게 되죠.

멜빈과 같은 강박증 증세는 참 다양합니다. 물건을 항상 일정한 규칙대로 배열하기, 현관문이 잠긴 것을 알면서도 문이 잠겼는지를 계속 확인하는 행위, 손을 계속 씻는 등 청결에 매우 집착하는 행위 등이죠. 멜빈이 보도블록의 선을 밟지 않았던 것과 같이 자기만의 규칙을 만들기도 하고요.

강박장애 환자들은 고집이 매우 세 보이고, 멜빈과 같이 공격적이기도 한데 그 내면은 불안으로 차 있을 수 있습니다. 가령 영화의 멜빈이 보도블럭의 금을 밟지 않는 이유는 금을 밟으면 안 좋은 일이 생길 것만 같은 느낌이 들기 때문에 그런 불안을 없애기 위해 강박적인 행동을 하는 것입니다.

보도 블럭의 금을 밟았다고 해서 안 좋은 일이 일어나리라는 건 전혀 논리적이지 않습니다. 하지만 강박장애 환자들의 마음속에는 그런 논리적이지 않은 생각이 자리잡고 있어요. 그런 불안을 갖고 있다는 걸 알고 있지만, 불안이 멈추지 않기에 강박적인 행동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송주영 심리전문상담가는 “멜빈의 증상 같은 경우엔 신경전달물질 중의 하나인 세로토닌의 불균형이 생기면 발생할 수 있다. 그래서 세로토닌 계열의 약물로 강박장애를 해결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세르토닌 말고 다른 신경전달물질들도 강박장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우리가 커가면서 겪을 수 있는 트라우마도 강박장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설명했답니다.

강박장애는 다소 낯설게 들릴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당사자는 극심한 불안으로 고통스러울 수도 있답니다. 불안은 적당히만 갖고 살 수 있는 게 가장 좋은 일입니다. 그리고 이러한 불안증세를 가진 사람들의 내면을 이해하는 마인드를 갖는 건 어떨까요?

글=양가연(서울 홍대부여고 1) TONG청소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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