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낳은 아이 다섯이나 내친 비정한 20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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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에서 아이를 낳고 종적을 감췄던 20대 산모가 경찰에 붙잡혔다.

충북 청주청원경찰서는 출산한 아이를 내버려두고 달아난 혐의(영아유기)로 이모(25·여)씨를 구속했다고 2일 밝혔다. 이씨는 지난해 10월 16일 청주시의 한 종합병원에서 남자아이를 출산한 뒤 병원에 두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아이는 8개월 된 미숙아로 인큐베이터에서 치료를 받고 있었다.

조사 결과 이씨는 출산한 지 이틀 만에 퇴원했다. 수시로 병원을 찾아와 치료 중인 아이를 면회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30일 마지막으로 병원을 찾은 뒤 종적을 감췄다. 병원 측은 아이 물품 문제로 이씨에게 전화했지만 연락이 되지 않자 아동보호기관에 관련 사실을 통보했다. 아동보호기관은 지난달 19일 이씨를 경찰에 고발했다.

경찰은 지난달 30일 충남 천안에서 이씨를 검거했다. 이씨는 경찰에서 “직업이 마땅치 않고 병원비도 없어서 아이를 놓고 도망쳤다”고 진술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 2013년과 2014년 전북 익산, 전주에서 각각 아이를 출산한 뒤 병원에 버리고 달아나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 두 아이는 다른 가정에 입양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가 10대 때 출산한 두 명의 아이는 친부에게 맡겨지거나 위탁기관으로 보내졌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는 잠적한 뒤 충남 천안 지인의 집에서 숙식하며 일용직으로 일해왔다”며 “아이를 키우기 싫어 버리고 달아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청주=최종권 기자 choig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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