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5년 이후 6개 출판사 등록취소|출판문화운동협의회 『백서』서 밝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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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지난 82년부터 지금까지 출판사에 대한 당국의 압수수색은 28개 출판사에 4O회에 걸쳐 실시됐으며 압수된「문제서적」은 약7만부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또 85년5월부터 지금까지 서점에 대한 당국의 압수수색은 68개 서점에 1백26회에 걸쳐 실시됐으며 확인된 압수서적만해도 6천부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같은 사실은 최근 「한국출판문화운동 협의회」가 출판사상 처음으로 펴낸 『출판탄압백서』에 의해 밝혀졌다.
그러나 이 백서는 확인되지 않은 사례들까지 포함하면 집계는 이를 훨씬 상회한다고 밝혔다.
이 백서는 먼저 출판물에 대한 제재의 유형을 ▲간행물내용의 사전검열 ▲간행물내용의 수정요구 ▲출판사 압수수색 ▲서점압수수색 ▲출판인·서점인 연행 및 구속 ▲출판사 등록취소 ▲도서시판 중지종용 ▲광고금지등으로 분류하고 『인간본연의 욕구에 의거한 어떠한 표현행위나 표현물들도 획일적 가치관에 걸맞지 않다는 이유하나로 금지되고 있는 것은 부당하다』고 천명했다.
이 백서에 따르면 이른바「금서」라고 불리는 시판 중지도서들은 80년이후 현재까지 밝혀진 목록만 6백70종이지만 실제로는 약1천종이상이 될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이들 금서중에는 이미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겨울공화국』(양성우)『대설 남』(김지하) 『지성과 반지성』(김병익) 『전환시대의 논리』(이영희) 『노동의 새벽』(박노해) 등도 포함돼 있다.
출판인에 대한 조치로는 85년부터 현재까지 ▲연행47명 ▲장기구금 6명 ▲구류 13명 ▲구속 21명등인데 구속의 경우 올해만도 11명이 국가보안법 위반혐의로 구속됐다. 이들중『한국민중사』를 펴내 구속된 도서출판「풀빛」대표 나병식씨는 최근 한국사법정논쟁을 벌이기도 했고,『클라라 체트킨선집』을 펴내 구속된 도서출판「동녘」대표 이건복씨는 2백21명의 여성학 연구자들의 구속철회성명을 불러 일으키기도 했다.
백서는 또 85년부터 현재까지 이삭·녹두·화다등 6개출판사가 등록취소됐고 계간 『실천문학』이 페간됐으며, 창작과 비평사는 등록취소후 각계 항의에 힘입어 창작사로 상호변경 신규등록허가를 받았다고 밝혔다. 또한 법률상 출판사등록「신고제」를 납본·신고거부등 변칙운용을 통해 사실상의「허가제」로 바꾼뒤 80년이후 7년째 신규등록신청을 규제했으며, 84년 12월부터는 출판등록 명의변경 및 상호변경까지 불허했다고 밝혔다.
이밖에 백서는▲위헌적 사전검열 6건 ▲간행물내용 수정요구 8건이 있었다고 지적하고 아울러 이념서적유통방해방법으로 납본필증을 받지 않은 책들은 일체의 광고를 허용치 않고 있다고 했다.
백서는 『이념서적출판이 10년이 넘었는데 이들을 읽은 독자들 모두가 시국사범이 되는가』고 반문하고 『시국사건의 원인은 인문사회과학출판물들이 아닌 우리사회내부에 존재하는 제반 비민주적 요소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기형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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