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우택 "위장이혼했다 재결합도 가능한 시나리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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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정우택 원내대표는 21일 “위장이혼이라도 해서 각자의 방향을 가다가 보수 정권 재창출을 위한 재결합도 가능한 시나리오”라고 주장했다.

이날 정 원내대표는 라디오 인터뷰에서 “오늘 오전까지 (분당을 막기 위해) 최선의 노력은 하겠지만 탈당이나 분당 사태가 일어나면 각자 나가서 그렇게 하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라며 “선거를 앞두고서는 보수 카테고리로 다시 뭉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이정현 전 대표가 언론 인터뷰에서 “집 나간 소가 송아지를 잉태해 집으로 돌아온단 얘기처럼 비박계가 새누리당 나가 대선 후보를 영입한 뒤 대선 전에 다시 뭉칠 수 있다”고 주장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정 원내대표는 유승민 의원에 대해선 “주류 측에서는 유 의원이 당을 깨기 위해서 사전에 다 준비를 해놓고 겉으로는 '나를 비대위원장 주지 않으면 안된다'고 한 것 아니냐는 의구심을 갖고 있다”고 했다. 또 유 의원이 탄핵 찬성을 한 것과 관련 “시저가 죽을 때 브루투스의 칼에 맞아 죽지 않았나. 총애를 받은 사람이 그렇게 한다는 것은 인륜에 반한다”며 “왜 그렇게 총애를 받았던 사람이 이번에 탄핵 찬성으로 돌았느냐, 그것이 민심을 쫓은 것인지, 자기 양심을 쫓은 것인지 판단을 못하겠다”고 비판했다.

탈당을 결의한 비박의원들에 대해서는 “새누리당 의원들이 128명인데 그러면 몇 명이 남겠냐(더 많다는 의미)”며 “법통을 지켜온 보수정당의 이미지를 기존 보수세력들이 지지하고 있고, 새누리당도 국민들에게 ‘박근혜당’이라는 것을 탈색하며 혁신과 변화를 꾀할 것이기 때문에 전혀 다른 모습으로 바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그릇이 과연 꼭 성공할 것인지 의문을 갖고 있다”며 “새로운 그릇을 만들 힘이 있다면 새누리당을 재창당 수준으로, 당명과 안에 있는 콘텐츠까지 천지개벽하게 바꿀 수 있을터인데 굳이 뛰쳐나가야만 하나 싶다”고 했다.

이날 대선 출마 의사를 공식적으로 밝힌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이 새누리당에 올 가능성에 대해선 “반 총장이 일찍 결정하지 않으면 새누리당으로 올지 모른다”고 했다. 그렇지만 “보수세력을 대표하는 유일한 후보가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며 “반 총장이 훌륭하고 지지도가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보수 쪽에서 나오려는 좋은 후보들이 많기 때문에 어떤 인물이 지금 보수세력을 대표할지 아직은 모른다”고 했다.

박유미 기자yumip@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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