롬니 대타? 트럼프 행정부 초대 국무장관에 ‘대중 강경파’ 헌츠먼 부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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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70) 미국 차기 행정부의 초대 국무장관 후보군에 존 헌츠먼(56ㆍ사진) 전 유타 주지사가 포함됐다고 AP통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헌츠먼 전 주지사는 공화당 소속이면서도 오바마 행정부 초대 주중대사를 지내는 등 한때 차기 대통령감으로 불렸던 인물이다.

한 소식통은 AP통신에 “트럼프가 결정에 시간을 끄는 것은 다른 선택지에 문을 열었기 때문”이라며 “그 중 한 명이 유타주지사 출신으로 주중 대사를 역임하고 중국어가 가능한 헌츠먼”이라고 전했다. 당초 ‘국무장관 1순위’로 점쳐진 밋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지지층의 강력한 반대에 부딪히자 롬니와 색깔이 비슷하면서도 거부감이 덜한 헌츠먼이 트럼프 인수위원회 내에서 대안으로 떠오른 모양새다. 헌츠먼은 롬니와 마찬가지로 주지사 출신에 모르몬 교도라는 공통점이 있다.

당초 트럼프 행정부 국무장관 유력 후보였던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왼쪽)과 롬니 전 주지사. 줄리아니는 고령(72세)에 따른 건강문제, 롬니는 트럼프 핵심 지지층의 반대가 각각 국무장관 지명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당초 트럼프 행정부 국무장관 유력 후보였던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왼쪽)과 롬니 전 주지사. 줄리아니는 고령(72세)에 따른 건강문제, 롬니는 트럼프 핵심 지지층의 반대가 각각 국무장관 지명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여기에 두 사람 모두 가문 대대로 상당한 부를 보유한 재산가 집안이다. 롬니는 세계적 컨설팅 업체인 베인앤컴퍼니의 최고경영자 출신으로 2억5000만 달러(약 2932억원) 규모의 재산을 갖고 있다. 헌츠먼 역시 화학업체 ’헌츠먼 케미컬코퍼레이션‘ 회장이었던 부친으로부터 9억5000만 달러(약 1조1000억원)의 유산을 물려받은 자산가이다.

헌츠먼 주지사는 지난 2012년 뉴햄프셔 예비경선에서 3등에 그치자 사퇴한 뒤 롬니를 지지했다.

아버지 부시 행정부(1988~1992) 시절부터 외교관으로 활동했던 그는 2009년부터 2년간 주중 대사에 임명됐다. 당시 중국명이 홍보페이(洪博培)였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지난 6월 보수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대표인 헌츠먼이 트럼프의 부통령 러닝메이트로 지명될 것이라는 소문도 돌았다.

그는 중국의 인권ㆍ종교 문제를 비판해 주중 대사를 마친 뒤인 2012년에는 중국 입국비자가 발급되지 않은 '대중 강경파'다. 따라서 헌츠먼이 초대 국무장관에 발탁될 경우 트럼프의 중국에 대한 정책이 매우 강경해져 양국 간 긴장이 심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트럼프 당선인이 차기 미국 정상 신분으로 37년 만에 처음 대만 총통과 전화통화를 하면서 헌츠먼 전 주지사의 국무장관 검토설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김영민 기자 bradk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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