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드라머 『사랑과 야망』 여주인공 차화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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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KBS 간판탤런트 차화연양(27)이 MBC드라머에 출연한다는 사실은 신년방송가에 탤런트자유 출연제를 예고하는 적지 않은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평소 김수현선생님의 드라머를 흠모해왔어요. 배역도 항상 꿈꿔봤던 역할이고요 음 작품이 좋으면 KBS·MBC 가릴 필요가 어디 있어요? 10일부터 방영되는 MBC-TV주말극『사람과 야망』(김수현 극본·최종수연출)에서 여주인공 미자역을 맡은 차양은 첫마디부터 당차다. 이같은 그녀의 성격이 최PD로 하여금 『미자역은 차화연아니면 안된다』는 결심을 가능케 했을까.
공전의 히트작 『사랑과 진실』의 작가 김씨의 신작 『사랑과 야망』은 판이한 성격의 형제 태준(남성훈분)과 태수(이덕화분)가 그려내는50년대말∼현대에 이르는「야망의 방정식」이 테마. 이들틈에서 대학생 태준의 애인으로 등잠하는 미자는 성취욕의 화신으로 어느한자리에 머무르기를 거부하는, 날뛰는 감정을 차갑게 통제해 나가는 쉽지 않은 여자다. 『구질구질한삶에 극도의 권태를 느끼는 여자죠. 사랑보다 출세에 집착하는 태준을 붙잡아두기 위해, 혹은 이용하기 위해 계산적인 자기방기까지 서슴지 않는….』 「이제는 중년이 돼버린 전후세대 젊은이들이 걸어온 삵과 의식의 궤적」을 그릴 이드라머에서 차양은 지금까지 자신의 얼굴이었던 「정돈된 이미지」를 깨고 「부딪치는 이미지」로 변신하기가 가장 어려웠다고 또박또박 말을 잇는다.
서울예고무용과를 졸업하고 78년 미스롯데 선발대회를 계기로 원미경·이미숙등과 함께 TBC탤런트20기로 입사, 『달동네』 『빛과그림자』 『삼포가는길』등을 통해 당돌하고 사려깊은 연기를 보여왔다. 김수현씨의 작품 출연은 이번이 세번째.
이번 MBC출연을계기로 자신이 얼마나 연기에 욕심이 많은지, 바꿔 말하면 책임감이 강한지 보여주겠다며 입술을 꼭 다문다.
『미자라는 이름이 좀 촌스럽지만 어딘가 야무진데가 있죠? 전 평범한 여자지만 감정은 풍부해요.』 얼마나 야무진가. 스케줄이 있다며 고개를 까딱하고 총총히 자리를 뜨는 모습에서도 「스타」의 냄새는 전혀  기지 않는다. <기형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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