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경필 “협치형 내각 구성 필요해” 안희정 “지방분권으로 권력 분산”

여야 대선후보군으로 분류되는 박원순 서울시장, 남경필 경기도지사, 안희정 충남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등이 27일 오후 서울대에서 열린 제1회 국가정책포럼에서 협치(協治)를 주제로 치열한 토론을 벌였다.

안희정 충남도지사, 원희룡 제주도지사, 남경필 경기도지사, 박원순 서울시장(왼쪽부터)이 27일 서울대 아시아연구소에서 열린 ‘제1회 서울대 국가정책포럼’에 참석해 토론회를 하고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뉴시스]

새누리당 소속 남경필 지사는 이날 “경기도는 당의 이견을 집행부에 개진하고 동시에 합의할 수 있도록 가서 설득한다”며 “내가 직접 뽑은 대통령과 정당, 의회가 서로 협치하는 제도가 필요하다. 이 시점에서 필요한 것은 협치형 내각 구성”이라고 말했다. 남 지사는 개헌 문제와 관련해선 “국가 현실에 맞는 시스템을 도입해야 개헌도 성공할 수 있다”며 “국회에 더 많은 권력을 주는 것은 아직 동의하지 않을 거라고 본다”고 말했다.

서울대서 제1회 국가정책포럼
원희룡 “보수·진보 공동 목표 찾아야”
박원순 “시민들 의견 따르는 게 협치”

더불어민주당 소속 안희정 지사는 “협치가 대통령 중임제나 의원내각제를 실시하면 이뤄질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개헌을 협치의 과정으로 보는 시각과는 거리를 뒀다. 그러면서 “권력이 집중되면 협치가 이뤄질 수 없기 때문에 권력 분산을 위한 제도 마련이 필요하다”며 “ 중앙에 집중된 권력을 지역으로 분산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새누리당 소속 원희룡 지사는 “상대방이 살면 내가 죽는다는 식의 정치보다는 공동의 목표가 무엇인지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며 “보수와 진보가 지향하는 가치가 각기 달라 보일지라도 공통되는 지점을 찾아가는 게 협치”라고 말했다. 원 지사는 이어 “대통령제에서 빨리 내각제로 가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를 둘러싸고 싸움을 벌여서는 안 된다”며 “개헌과 관련해선 권력 독점이나 권력 연장의 수단이 아닌 시급히 해결해야 할 과제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소속 박원순 시장은 “아래로는 시민과의 협치, 위로는 중앙정부와의 협치가 중요하다”며 “과정이 거칠고 힘들 때도 있지만 집단 지성으로 보면 시민은 늘 옳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 브랜드인 ‘I SEOUL YOU’와 관련해 일각에선 강하게 반대하기도 했지만 결국 성공했다고 생각한다”며 “시민들의 의견을 따르는 게 협치”라고 강조했다. 대선주자들의 발표 토론자로 나선 강원택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는 “역설적으로 들리지만 한국 정치가 가장 협치를 해야 할 때가 바로 지금”이라며 “그동안 대통령에 대한 지지 여부가 갈등의 핵심이었는데 이 갈등의 구심점이 사라져 타협과 양보할 수 있는 여지가 커졌다”고 말했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