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노과학기술분야 리더 신중훈 교수 사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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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나노과학기술 분야 리더로 주목받던 한국과학기술원(KAIST) 신중훈(나노과학기술대학원 소속 겸 물리학과) 교수가 교통사고로 세상을 떠났다. 49세.

신 교수의 유족과 경찰 등에 따르면 신 교수는 지난달 30일 오후 4시쯤 강원도 강릉에서 열린 과제 워크숍에 참석했다가 교통사고로 변을 당했다.

1989년 하버드대에서 학사, 1994년 캘리포니아 공대에서 석·박사 통합학위를 받은 고(故) 신 교수는 1996년 9월 27세5개월의 나이에 KAIST 물리학과 교수로 임용됐다. 당시 국내 대학에서 가장 젊은 교수였다. 2004년 한국과학기술한림원의 '올해의 젊은과학자상'에 이어 2005년 '한국공학상 젊은과학자상'을 수상했다.

2006년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한 과학기술인 신년인사회에서는 신중훈 교수가 젊은 과학자 대표로 나서 "월드컵이 있는 해를 맞아 축구뿐 아니라 과학기술을 통해서도 온 국민이 '대~한민국'을 외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과학계의 희망을 설파하기도 했다.

고인은 실리콘 포토닉스, 실리콘 나노결정 구조 등을 연구하면서 생체 모방 반사형 디스플레이 원천기술을 개발하는 등 세계 나노연구의 대표 연구주자로 평가받아 왔다.

신 교수의 부친 신평재씨는 “국가의 과학기술 발전을 위해 몸을 바치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했는데 이런 일을 당해 황망하기만 하다”며 울먹였다.

나노팹 초대소장을 역임했던 이희철 KAIST 전기·전자공학과 교수는 "고인이 나노팹 유치 당시에도 헌신적으로 도와줬던 기억이 난다"면서 "늘 막내 동생같이 편안하게 느껴지던 고인의 모습이 눈에 선해 애통하다"고 심정을 밝혔다.

양동열 KAIST 명예교수는 "KAIST 나노과학기술원 학장을 역임하는 등 나노 연구 분야의 촉망받는 연구자를 잃어 참담한 심정"이라면서 "한창 연구에 매진해 국가 나노 미래기술을 이끌 젊은 기둥이 사라져 안타깝다"고 애도했다. 빈소는 대전 유성선병원 장례식장이며 발인은 3일 오전 7시. 042-825-9494

김방현 기자 kim.bang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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