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아빠를 죽이지 마세요" 잇따른 흑인 피살에 눈물로 호소한 소녀

온라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기사 이미지

[사진 cnn 방송화면 캡쳐]

“우리의 엄마와 아빠들이 살해당했다. 이젠 더 이상 그들을 볼 수 없고, 그들을 묘지에 묻어야 한다는 것이 너무 슬프다.”

최근 미국 경찰의 흑인 총격사살 사건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한 흑인 소녀의 눈물 어린 호소가 어른들을 숙연하게 했다.

지난 26일(현지시간)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 샬럿의 시의회장에서는 지난주 경찰의 총격으로 숨진 흑인 남성 키스 라몬트 스콧(43)과 관련한 시민 간담회가 열렸다. 유족들은 스콧이 백인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사살됐다고 주장했다.

기사 이미지

지난 24일 샬럿 경찰국은 흑인 남성 키스 라몬트 스콧(43)의 사살 장면이 담긴 영상을 공개했다.[사진 샬럿 경찰국 공개 영상 캡쳐]

이날 단상에 오른 10세 흑인 소녀 지애나 올리펀트는 흑인들이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올리펀트는 흐느끼며 "단지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이런 대우를 받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연설 도중 올리펀트가 흘러내리는 눈물 때문에 잠시 말을 잇지 못하자 방청석에서는 "잘하고 있어", "멈추지 마"라는 응원의 목소리가 나왔다.

소녀는 “눈물이 나지만 눈물을 흘릴 수 없다. 우리는 곁에 있어줄 아빠와 엄마가 필요하다”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주민들은 단상을 내려와서도 울음을 그치지 못하는 소녀를 꼭 안아줬다.

기사 이미지

샬럿 주민들이 단상에서 내려온 올리펀트를 안아주고 있다. [AP=뉴시스]

샬럿 경찰국은 지난 24일 스콧의 사살 장면이 담긴 동영상을 공개했다.

경찰은 당시 스콧이 총을 쥐고 있었다고 주장했지만 영상에는 그가 총을 지닌 모습은 담기지 않았다. 때문에 샬럿 경찰이 공권력을 남용했다는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다.

사건 이후 분노한 흑인들의 시위가 폭력사태로 번지면서 현재 샬럿엔 비상사태가 선포되고 주 방위군까지 투입된 상황이다.

박범준 인턴기자 park.beomjune@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