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전히 ‘빨간날’ 아닌 토요일…정식으로 ‘빨간날’ 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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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요일에 쉬는 회사가 많지만 달력에서는 정식 휴일인 `빨간날`이 아니다. [중앙포토]

주5일 근무제를 도입한 지 12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토요일에도 출근하는 사람이 많다. 달력에도 여전히 ‘파란색’이다. 달력에선 공식 휴일인 ‘빨간날’이 아닌 셈이다.

이에 과학자 출신인 국민의당 신용현 의원은 공휴일과 토요일을 빨간날로 표기한 달력제작의 표준인 ‘월력요항’을 정부가 고시하도록 하는 내용의 ‘천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고 25일 밝혔다.

월력요항은 한국천문연구원이 매년 초 그 다음 해 공휴일·일요일·토요일과 음력양력대조표, 24절기 등을 작성해 발표하는 것이다. 달력제작업체는 이를 참고해 달력을 제작한다. 하지만 이 월력요항은 그간 법적 근거 없이 행정 실무적 차원에서 작성해 왔다.

토요일을 파란색으로 한 건 달력제작업체가 임의로 쓰기 시작한 것을 관행적으로 써 온 것이다. 최근엔 평일과 같은 검은색으로 표기하는 달력도 많다.

신 의원은 “심지어 1998년 이전에는 천문연구원이 월력요항을 달력업체에 2만원에 판매하기도 하는 등 달력 표기가 국민 생활과 매우 밀접한데도 책임을 지는 정부 부처가 없었다”면서 “일본 국립천문연구원은 ‘력요항’(曆要項)을 만들어 관보에 고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번에 발의한 법안은 월력요항에 관한 정의를 새로 만들고 미래창조과학부 장관이 월력요항을 작성해 관보에 고시하도록 했다. 또 법정공휴일인 공직선거일도 빨간색으로 표시하도록 해 투표 참여를 독려할 수 있도록 했다.

신 의원은 “소규모 사업장은 달력에 검정색으로 돼 있는 공직선거일에도 근무하는 경우가 많고, 토요일에도 휴식을 보장받지 못하기도 한다”면서 “법안이 통과되면 OECD 국가 중 근로시간 1위라는 불명예를 벗는 데도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정일 기자 obidi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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