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매스컴 대중공-소관계 편파보도 여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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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일 하야시교수, 한양대서 강연>
일본매스컴은 아직도 대중공· 소련관계에서 편파적인 보도경향을 갖는 것으로 지적됐다. 지난14일 한양대 중소연구소 주최 특별초청발표회에서「일본저널리즘과 중공·소련」을 주제로 발표한「하야시·다께히꼬」 (임건언) 교수(일본 동해대) 는 이같이 주장했다. 「하야시」 교수는 일본산경신문 서울특파원으로도 활약한바 있다. 다음은 그의 발표요지.
최근 일본의 미디어들은 중소관계의 연구가 깊어 감에 따라 각기 독자적인 견해와 시야로 보도·해설·논평하는 단계에 들어갔다. 이는 일본매스컴의 일정한 발전을 반영한 것이다.
그러나 일본의 중소연구는 개별적으론 상당한 수준에 이르렀으나 종합적으론 사회 발전 수준에 비해 저조하고 표피적이다.
일본 매스컴의 중공보도 이면엔 표면적으로 시인된 바는 없지만『우호적으로 보도한다』는 협약 같은게 있었다.
많은 특파원들이 북경에 갔지만 상당한 제약을 받았다.
60년대 문화혁명 기간부터 양국관계가 정상화된 72년까지가 특히 심했다.
71년 가을 모택동의 후계자로 지명된 임표가 의문속에 실각했을때 AFP통신은 정보입수 즉시 보도했으나 일본의 많은 특파원들은 알고 있으면서도 부인했다. 단지 부인만 한것이 아니라 앞장서서 AFP가 오보했다고 비난하고 나셨다. 그후 많은 개선이 이루어졌지만 아직도 미흡하다.
소련문제에 대한 일본 매스컴의 보도는 전통적으로 두가지 흐름을 지녀왔다. 하나는 소련을 악의 제국, 군사적 팽창주의국으로 보는 시각이고 다른 하나는 소련에 설사 그런 점이 있다 하더라도 소련 자체의 취약점도 있으니 일면만 과대 평가하지 말자는 주장이다.
이 두가지 조류는 79년 소련군이 아프가니스탄으로 진격했을때 극적으로 표출됐다.
지금 일본에선 아사히지의 특별기획물을 놓고 한차례 파동이 일고 있다. 즉 이신문은 여기자「시모무라」로 하여금 미국지식인들을 인터뷰,소련에 대한 이들의 견해·자세·반응등을 연재해 호평을 받은바 있다. 이에 힘임은 아사히지는 이번엔 소련지식인들의 미국관을 취재, 기사화 했다.
여기에 제군지가 들고일어났다. 어떻게 소련인들을 인터뷰할 수 있는가, 그들의 속 얘기를 들을수 있는가, 정부생각을 주로 대변한 것아닌가로 시작해서 결국 이번 아사히지 기획기사의 가장 큰 피해자는 아사히 독자들이라고 맹렬히 비난했다.
그러나 30회를 연재한 이 기획물이 반드시 그렇지만도 않다는 것이 결과로 드러났다.
여기에 뛰어든 것이 아사히지와 경쟁적인 요미우리지였다. 요미우리는 소련에 들어가 상층지식인만이 아니라 각계각층의 사람들을 만나 인터뷰, 기획물로 제작했다.
참으로 용할 정도로 구석구석의 사람들까지 파고들어 이사회의 다양한 실상을 떠올렸다. 결과적으로 소련은 정보관리체제가 상당한, 통제된 사회고 겁만 집어먹을 만큼 두려운 나라만은 아닌, 다른 나라와 마찬가지로 내부적으로 많은 문제를 안고 있는 나라라는 점을 보여줬지만 이 기획물을 둘러싼 논쟁은 계속되고 있다.
일본매스컴은 최근 소련공산당 27차 당대회의 보도를 통해 그 취약성을 드러냈다.
뉴스위크지등 서방언론들이 이 대회의 의미를 역사적으로 심층 분석하면서 접근한 반면 일본매스컴은 큰 문제에 대한 역사적 평가에 못 미치고 단지 사건 보도에 머무르고 말았다.
결국 매스컴의 보도태도는 양면의 사실들을 함께 보면서 균형 잡힌 시각을 견지해야 되는데 일본 매스컴의 대중공·소련 보도내용은 이점에서 현재 퍽 미흡한 실정이다.<이근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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