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이 철저한 올림픽 현장에 출입하려면 조직위원회가 발급한 출입증인 AD(Accreditation)카드가 필수다. 선수·감독은 물론 기자·관계자도 이 출입증을 목에 걸지 않고서는 현장에 들어갈 수 없다. 보안을 위해 발급 숫자도 제한한다.
이 까다로운 출입증이 인간도 아닌 새 한 쌍에게 발급됐다. 주인공은 브라질 리우에 서식하는 도요목 물떼새과의 ‘께루께루’다. 경기장 인근에 께루께루 한 쌍이 알을 낳자 리우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선뜻 AD카드를 발급해줬다. 지난달 31일 리우데자네이루 코파카바나 라고아 조정경기장 내부 습지에서 목격된 장면이다.
발톱이 구부러지지 않아 나무 위에 둥지를 틀 수 없는 께루께루는 평지에 알을 낳고 한 쌍이 교대로 알을 품고 주변을 지킨다. 조직위 측이 AD카드를 발급한 건 국제자연보호연합(IUCN)의 멸종위기 등급 중 ‘관심 필요’ 종으로 지정된 께루께루를 보호하기 위해 특별 조치를 내린 것으로 보인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