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한 가족] 스마트폰 활용한 건강관리, 고혈압 환자에게 효과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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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같은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모바일 헬스케어가 실제로 건강관리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병원리포트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주영 교수팀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김주영 교수팀은 스마트폰을 이용한 모바일 혈압관리 효과에 대한 연구 결과 임상적으로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모바일 헬스케어는 모바일 기기를 활용해 시간·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일상생활에서 자신의 생체 신호를 모니터링하면서 건강관리를 할 수 있는 서비스를 말한다. 당뇨나 고혈압처럼 질환 특성상 꾸준한 모니터링이 필요한 만성질환 관리에 유용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아 왔다.

이를 확인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이뤄졌지만 실제 고혈압에서 모바일 기기를 이용한 질병관리가 기존 진료 방식에 비해 우수한 효과를 보이는지 명확하게 입증된 사례는 많지 않았다.

모바일 헬스케어 가능성 확인

기존 연구가 만성질환자들을 단순히 무작위로 선별해 비교한 연구였다면 이번 연구는 개인의 자기관리 정도(PAM)에 따른 건강관리 효과를 분석했다는 것이 가장 큰 차이점이다. 자기관리 정도는 개인이 건강관리를 위한 지식·기술·자신감을 얼마나 갖췄는지를 의미한다. 김주영 교수는 미국 샌디에이고에 위치한 스크립스 연구소가 ‘스마트폰을 활용한 건강관리 효과’를 주제로 진행한 연구에 대한 2차 분석 연구를 진행했다.

당초 스크립스 연구소는 고혈압·당뇨·부정맥이 있는 만성질환자를 대상으로 6개월간 스마트폰을 이용해 건강관리를 하게 한 뒤 스마트폰을 이용하지 않은 군과 비교했다. 그 결과 스마트폰이 만성질환 관리 비용을 절감하거나 건강상태를 호전시키는 효과는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주영 교수는 스크립스 연구진과 함께 기존 참여자 중 고혈압 환자 총 95명을 대상으로 자기관리 정도와 건강 습관, 약물 복용에 대한 순응도 및 혈압 조절률을 평가했다. 연구기간 동안 이 중 52명은 스마트폰을 활용해 주도적으로 혈압을 관리했고, 나머지 43명은 기존 방식대로 진료를 통해 혈압을 관리했다. 그 결과 환자의 자기관리 정도가 높을수록 혈압·흡연량·음주량이 더 효과적으로 조절됐다. 특히 이런 결과는 스마트폰을 활용한 군에서만 나타났다.

스마트폰을 활용한 그룹의 자기관리 정도가 1점 상승할수록 흡연량(하루 담배 개비수 기준)은 -0.63, 음주량(알코올 12g 기준)은 -0.22, 수축기 혈압(mmHg) -0.27, 이완기 혈압 -0.34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관련 값은 -1에서 1 사이의 값으로 절댓값이 클수록 연관성이 크다는 의미다. 가령 자기관리 정도가 1점 상승하면 하루 흡연량이 0.63개비 줄어든다는 것을 뜻한다.

김주영 교수는 “이번 연구는 고혈압 환자들에서 그동안 밝혀내지 못했던 스마트폰을 활용한 건강관리 효과에 대해 긍정적인 결과를 확인했다는 점에서 가장 큰 의미가 있다”며 “모바일 헬스케어 프로그램을 계획할 때에는 환자의 의지를 고취시켜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해외학술지 ‘JMIR(Journal of Medical Internet Research)’ 최근호에 게재됐다.

류장훈 기자 jh@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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