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대국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미국, 소련 다음의 기술대국이 일본이라는 사실은 새삼 놀랍다. 84년 일본 정부와 일반기업, 연구단체에서 지출한 과학기술 연구비는 7초8천억엔이라고 한다. 3백30억달러 규모다.
일본이 기술대국인 것은 기술무역통계로도 나타난다. 일본은 84년의 경우 6억9천만달러어치의 기술을 타국에 수출했다.
그러나 우리의 눈엔 그 것이 기술대국의 척도로 보이지 않는다. 도리어 일본이 지난해 23억달러의 기술을 수입한 것을 주목해야 한다. 이것은 수출의 3배도 넘는 액수며 전년대북비 11%의 증가다.
일본은 기술대국이라고 뻐기면서도 기술이라면 물불을 가리지 않고 사들인다.
신규기술도입 건수로는 2천3백건에 가깝다. 연7%이상의 증가다.
일본의 기술 수입은 액수의 규모로 보아 프랑스(9억5천만달러)의 2배를 넘는다. 서독 역시 연8억8천만달러 어치의 기술을 수입, 일본이 그보다 2.5배나 앞섰다.
기술대국 일본의 비결은 끊임없는 기술 수입에 있다.
일본의 분야별 기술도입 건수는 80년부터 전기, 금속분야가 현저히 늘어나고 있다. 특히 컴퓨터 분야의 기술도입 건수는 80년부터 연40건, 70건씩 해마다 증가해 왔다.
그러나 일본과 미국의 기술비교는 아직 어림도 없다. 우선 연구원수 비교에서 1만명당 연구원이 일본 28명, 서독 l8명, 프랑스 14명인 것에 비해 미국은 30명이다. 우리나라는 불과 8명.
연구개발비의 GNP(국민총생산)대비에서 미국은 2.65, 서독은2.85, 프랑스는 2.05인데 일본은 2.33이다. 우리나라는 1.06.
연구개발비의 절대액수에선 일본이 83년의 경우 2백74억달러, 미국은 8백77억달러, 우리나라는 8억달러.
연구개발의 성과로 나타나는 특허건수는 일본을 1백으로 할때 미국은 4건, 한국은 2.7건.
그러나 기술무역액은 일본을 1백으로 할때 미국은 3백45다.
미국은 아직 원기술에 있어서는 도전할 나라가 없다는 얘기라6우리는 이런 수자들 속에서 두가지 교훈을 찾을 수 있다.
끊임없이 기술개발 투자를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새 기술을 도입하는 나라만이 첨단기술국에 가까이 갈수 있다는 사실이다.
지금 연2억달러 규모의 기술도입을 가지고 과다하다는 비판을 받고있는 우리 현실은 기술 선진국의 현실과는 너무도 아득히 멀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