옛스윙 복귀 김미현 "첫승 感 잡았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3면

'수퍼 땅콩' 김미현(26.KTF)이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투어 사이베이스 빅애플 클래식(총상금 95만달러)에서 첫날 단독선두로 나서 시즌 첫승의 기회를 잡았다.

김미현은 1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뉴러셸 와이카길골프장(파71.5천6백7m)에서 개막한 대회 1라운드에서 버디 6개와 보기 1개로 5언더파 66타를 기록, 무명 선수들인 리즈 얼리(미국).실비아 카바렐리(이탈리아)에게 1타 앞선 단독선두를 달렸다.

김미현은 올시즌 개막 직전 펀치샷을 치는 듯한 특유의 다운블로샷 스윙을 버리고 어퍼블로 형태로 스윙을 바꿨다. 그러나 샷은 들쭉날쭉했고, 이렇다 할 성적도 올리지 못했다. 그래서 김미현은 이번 대회부터 완전히 옛 스윙으로 복귀했다.

친숙한 스윙을 구사하자 마음이 편안했던 덕분일까. 김미현은 장기인 페어웨이 우드샷과 정교한 쇼트 아이언 샷으로 14차례나 버디 기회를 만들어냈다. 퍼트도 좋았다. 5m 남짓한 버디퍼트를 4개나 성공시키는 등 27개의 퍼트로 마무리했다.

김미현은 "오늘은 2~3언더파가 목표였는데 예상보다 훨씬 잘 쳤다. 쇼트게임이 잘 풀렸다"고 말했다.

김미현은 좀 특이한 선수다. 골프가 안 되더라도 클럽 탓을 하지 않는다. 많은 선수의 경우 사용하던 클럽에 이상이 생겨 사양이 똑같은 다른 클럽으로 바꾸더라도 '감이 안 좋다'며 불안해 하지만 김미현은 다르다.

용품업체가 '한번 써보라'고 권하는 클럽이 마음에 들면 거리낌없이 대회장에 들고 나간다. 김미현은 이번 시즌에 클럽을 혼마로 바꾼 뒤 성적이 안 좋았지만 채를 바꾸는 대신 스윙을 바꿀 생각을 했다.

한편 지난해 이 대회에서 연장전 끝에 박희정(24)에게 우승컵을 내준 한희원(25.휠라코리아)도 3언더파를 쳐 공동 4위에 올랐다. 한희원은 보기 없이 3개의 버디를 잡는 깔끔한 플레이를 펼쳤다.

상금랭킹 2위 박지은(24)과 김영(23.신세계), 그리고 다음주에 열리는 PGA 투어 그레이터 하트퍼드오픈에 출전할 예정인 수지 웨일리(36)는 나란히 2언더파를 쳐 공동 12위를 달렸다.

웨일리는 지금까지 세차례 LPGA 투어에 출전해 단 한번 컷을 통과했을 뿐이지만 남자대회 출전을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갤러리의 각별한 성원을 받았다.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박세리(26.CJ)는 다음주 유럽에서 열리는 에비앙마스터스와 브리티시오픈에 대비해 출전하지 않았다.

박세리가 지난 15일 귀국해 대전 유성골프장 드라이빙레인지에서 샷을 가다듬고 있다.

성백유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