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형우 만루포…위기의 삼성은 8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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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최형우(32)가 최하위 추락 위기에 놓인 삼성을 구해냈다.

삼성은 26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kt와의 홈 경기에서 난타전 끝에 11-8로 이겼다. 전날 삼성은 최하위 한화에 0.5경기 차로 쫓기는 9위까지 떨어졌지만 이날 4번타자 최형우의 만루홈런을 앞세워 하루 만에 8위로 복귀했다.

0-1로 뒤진 2회 말 선두타자로 나선 최형우는 kt 선발 피노로부터 내야안타를 뽑아냈다. 올 시즌 99번째 안타. 최형우는 조동찬의 적시타 때 홈을 밟아 1-1 동점을 만들었다. 타자 일순한 뒤 2사 만루에서 다시 등장한 최형우는 피노로부터 시즌 100번째 안타를 그랜드슬램으로 장식했다. 8-1을 만드는 시즌 17호 홈런. 이후 양팀의 타격전이 이어졌지만 4타수 2안타·4타점을 올린 최형우를 앞세운 삼성이 2연패를 끊는 승리를 거뒀다.

삼성은 여전히 한화에 1.5경기 차로 쫓기고 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이후 삼성이 꼴찌로 떨어진 적은 한 번도 없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힘든 시즌이 될 거라고 생각했다. 7위까지는 각오했지만 9위는 생각도 못 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정규시즌 우승을 이뤄낸 삼성은 올 시즌을 앞두고 여러 악재에 시달렸다. 해외 원정도박 파문을 일으킨 마무리 임창용(40·현 KIA)을 지난해 11월 방출했고, 선발투수 윤성환(35)·불펜투수 안지만(33)도 같은 혐의를 받으면서 야구에 집중하기 힘든 환경이다. 윤성환·안지만은 이달 초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에 소환돼 수사를 받았다는 사실이 뒤늦게 밝혀지기도 했다.

야구단이 제일기획 산하로 이관되면서 예산도 크게 줄어들었다. 나바로(일본 롯데)·박석민(NC)과의 재계약에 실패해 타선이 약화됐다. 삼성이 새로 영입한 외국인 선수 3명은 부상과 부진으로 2군에 머무르고 있다.

위기의 삼성에서 고군분투하는 최형우는 타율(0.370)·타점(67개) 1위를 달리고 있다. 홈런(17개·4위)·안타(100개·2위)·출루율(0.458·2위)·장타율(0.652·3위) 부문에서도 상위권에 올라 있다. 홈런왕을 포함해 타격 3관왕에 올랐던 2011년보다 페이스가 더 좋다. 올 시즌 삼성이 치른 72경기에 모두 출전한 최형우는 "꾸준함이 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 지난해에는 두세 경기 연속으로 부진할 때가 있었는데 올해는 슬럼프 기간을 줄이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잠실에서는 LG가 넥센을 2-1로 꺾었다. LG 선발 류제국은 7과3분의2이닝 5피안타·1실점하고 시즌 5승을 거뒀다. 넥센은 1-2이던 8회 무사 1루에서 이택근의 우월 2루타로 역전 기회를 잡았다. 그러나 1루 대주자였던 1루주자 임병욱이 2루에서 귀루하려다 다시 3루로 가는 과정에서 2루를 밟지 않아(누의 공과) 아웃되면서 흐름을 빼앗겼다. 창원에서 KIA는 필의 투런홈런과 나지완의 만루홈런에 힘입어 NC를 15-4로 꺾고 4연승을 달렸다. NC는 4연패에 빠졌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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