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 총기난사 테러범 오마르 마틴(29)이 동성 연인에 대한 복수심에 범행을 저지른 것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사귀던 라틴계 게이, 에이즈 양성
나중에 사실 알고 배신감 느껴”
지난해 마틴과 연인관계였다는 한 남성은 22일(현지시간) 미국 내 최대 스페인어 방송인 유니비전과의 인터뷰에서 “마틴의 범행이 복수심에서 비롯됐다”고 말했다. 자신을 ‘미겔(사진)’이라고만 소개한 이 남성은 변장한 모습으로 인터뷰에 응했다.
그는 “마틴이 극단주의 이슬람국가(IS)에 심취해 테러를 벌인 게 아니다”며 “라틴계 게이를 만나다가 모멸감을 느낀 게 마틴의 범행 동기”라고 주장했다. 또 “마틴은 100% 게이가 맞다”고 했다.
미겔에 따르면 마틴은 평소 라틴계 남성을 흠모했고 푸에르토리코 출신 게이 2명과 사귀면서 성관계를 갖기도 했다. 하지만 이 중 한 명이 에이즈 바이러스(HIV) 양성판정을 받은 사실을 나중에 알게됐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미겔은 “마틴이 사랑했던 라틴계 게이로부터 배신감을 느꼈고 자신을 이용했다고 생각했다”며 “그들(라틴계 게이)에게 대가를 치르게 할 것이라는 말도 했다”고 전했다. 마틴이 총기난사 테러를 벌인 10일 나이트클럽 ‘펄스’에선 라틴의 밤 축제가 열렸다. 올랜도 사건의 희생자 49명 중 절반 이상이 푸에르토리코 출신이었다.
미겔은 미 연방수사국(FBI) 조사에서도 이같은 사실을 수차례 언급했다고 전했다.
FBI는 범행 당일 마틴이 911과의 전화통화에서 IS에 충성 맹세를 한 점을 들어 자생적 테러리스트라는 데 무게를 뒀다. 하지만 다른 행적에선 특이점을 찾지 못해 여전히 범행 동기를 조사 중이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