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은행 차장은 '뺀질이'? 고용부 성과연봉제 웹툰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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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균 연봉 9400만원에 빛나는 '신(神)의 은행' 박뺀질 차장. 일은 안하면서 월급만 꼬박꼬박 챙기는 '철밥통'의 삶을 누려왔다. 하지만 일하는 보람을 찾게 된 동료의 설득에 감화돼 성과연봉제 찬성으로 돌아선다. 성과연봉제 도입으로 박뺀질 차장의 부서엔 신입사원 3명이 입사하게 된다.

고용노동부 공식 블로그(http://blog.naver.com/molab_suda?Redirect=Log&logNo=220724902828&from=postView)에 지난 1일 게재된 웹툰 '성과연봉 블록버스터 신(神)의 은행'의 내용이다. TV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의 '무한상사' 설정을 따왔다. 서두에 '중장년 일자리를 보호하고 청년 일자리를 늘리는 성과연봉제, 노동개혁은 일자리 개혁입니다'라는 설명이 붙었다. 기획재정부·고용노동부·금융위원회의 이름을 넣어 정부의 입장임을 명확히 했다. 웹툰에선 '지난번에 조선소 잘못 투자해서 막대한 손실 본 것도 있는데…'라는 대사를 통해 최근 조선업 구조조정을 진행 중인 국책은행이 타깃임을 드러내고 있다.

성과연봉제 도입의 당위성을 홍보하기 위한 웹툰이지만 70건의 댓글엔 공감보다는 비판이 많았다. '은행원을 공공의 적으로 묘사하고 노동자를 폄하해도 되느냐', '고용노동부가 솔선수범하여 성과연봉제를 적용하라' 등의 반응이다.

금융위 산하의 9개 금융공공기관은 지난달 말 이사회에서 성과연봉제 확대 도입을 의결했다. 하지만 금융노조는 노사 합의 없는 성과연봉제 도입은 위법이라며 법적 대응을 준비하고 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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