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일자리 쇼크’ 멀어진 금리 인상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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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82호 2 면

실물 경기 회복세에 무르익던 미국의 금리 인상 전망에 제동이 걸렸다. 부진한 고용지표 탓이다. 미국 노동부는 3일(현지시간) 5월 비농업부문 신규 일자리가 3만8000개 늘어났다고 발표했다. 2010년 9월 이후 5년8개월 만에 최저치다. 예상치(16만4000개)에도 턱없이 못 미쳤다.


새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았지만 5월 실업률과 임금 지표는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달보다 0.2% 늘어난 25.59달러였다. 실업률은 전달(5%)보다 낮은 4.7%로 2007년 12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문제는 실업률 하락이 취업을 포기한 사람이 늘어난 탓에 낮아졌다는 점이다. 취업을 단념하고 노동시장을 떠나는 사람은 실업자가 아닌 비경제활동인구로 잡히기 때문에 실업률이 떨어진다. 지난달에 45만8000명이 취업을 포기했다.


예상치 못한 ‘일자리 쇼크’로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계산은 복잡해졌다. 노동시장 상황은 Fed가 금리 인상 여부를 판단하는 데 중요한 지표다. 스티브 블리츠 M사이언스 수석이코노미스트는 “미국 경제가 침체에 빠졌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지만 일자리를 중시하는 Fed 입장에서 고용 지표 부진에 긴장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14~15일 열리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줄었다는 것이 시장의 분석이다. 선물시장이 예상하는 6월 금리 인상 전망은 4%까지 떨어졌다. 고용지표 발표 전에는 24% 수준이었다. 마이클 페로리 JP모건체이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7월에도 더 나은 지표가 나와야 금리 인상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23일 영국의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 국민투표와 11월 치러지는 미국 대선 등도 미국의 금리 인상에 또 다른 걸림돌이 될 수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시장 전문가들은 Fed가 올해 안에 최소 한 번은 금리를 올릴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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