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섭 안 받고 소신껏 행동할 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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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개헌과 민주화추진이라는 당면 최대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당 내외의 모든 민주세력의 대동단결이 절실한 과제입니다. 나는 특히 당내외 인사간에 상호 화합과 이해를 통한 연대감형성에 산파역을 할 결심입니다』
-신민당총재에 재선된 이민우씨는 일흔둘이라는 고령에도 불구, 자신이 국가와 민족을 위해 마지막 순간까지 봉사할 기회를 다시 얻은 데 대해 만족한다고 했다.
총재에 재선된 소감은….
『당원들이 이 나라의 민주회복을 위해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라고 뽑아준 것을 생각하니 항상 내 마음을 채찍질해서 당원들과 국민들의 염원에 정진해야겠다는 생각을 더욱 갖게 됩니다』
-앞으로의 당 운영복안은 무엇입니까.
『부총재단은 물론 당내 각계파인사들과 매사를 충분히 협의해 원만하게 당을 운영할 생각입니다. 계보간에 서로 이해하고 뭔가 같은 목적을 위해 싸울 수 있는 동지로서의 일체감을 갖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지요.』
-비주류측은 그동안 이 총재의 정치역량을 괴의하는 말도 더러 했습니다만….
『얼른 말해 두 김씨의 지배를 받았다는 말이지. 그동안 정치역량을 발휘하려고 내 주장만했다면 오늘날의 신민당은 없었을 것이라는 고충을 알아야지요. 두 김씨가 나라를 위해 일한다는 것과 민추가 이당을 만든 근간이란 것을 잊어서는 안됩니다. 부당한 간섭이 있어 이래도 저래도 안될때는 나도 내 소신에 입각한 행동을 할 것이지만 경솔하게 할 생각은 없소.』
-비민추고사설도 있었지만 앞으로의 당직배분은 어떻게 할 구상입니까.
『여러분도 경솔하게 고사다, 뭐다 해서 남의 감정을 거슬리게 하지 말아요.
당직배분은 각계파와 충분히 협의해 할 생각이오. 그러나 배분비율에 역점을 두기 보다는 어느 계보에 속했든 적재적소에 능력본위의 당직인선이 되도록 할 적정이오.』
-개헌에 전력을 총집중 할것이라고 누차 강조하셨는데….
『타협정신에 입각한 대화와 인내를 통해 끝까지 불행한 사태가 초래되지 않도록 심혈을 기울일 생각입니다. 전두환 대통령과 만나고 또 만나 나의 의사를 충분히 전달해 나의 성의와 사심없는 우국심정을 이해시킬 수 있으리라 확신합니다.』
-당면한 민생·학원·노사문제는 물론 정부 여당측의 학원안정법 제정 움직임에 어떻게 대처할 계획입니까.
『어려움이 많이 닥칠 때일수록 국내정치가 안정돼야 난제극복의 바탕이 마련되는것 아닙니까.
국내정치안정은 정부·여당이 민주화하겠다는 확고한 의사만 보이면 되는데 저 사람들은 오히려 자꾸 시국을 수습하는 게 아니라 점점 악화시키는 쪽으로만 가니 심히 우려치 않을 수 없습니다.
우리는 어떠한 경우에서든 학원안정법 같은 새로운 불안의 화약고를 만들려는 저쪽 기도를 용납지 않을 것입니다.』
이 총재는 이 며칠간은 한밤중에 잠이 깨는 일이 많았다고 실토하고는 『이제 좀 쉬게 해달라』며 자리를 일어섰다. <이수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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