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역협회 ‘글로벌 MICE 전문기관’ 승부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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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오는 7월 ‘창립 70주년’을 맞는 한국무역협회가 대대적 변신을 선언했다. 코엑스 일대의 각종 임대·관리 업무는 민간 위탁을 통해 떼어내고, 글로벌 ‘마이스(MICE)’ 전문 기관으로 거듭난다는 복안이다. 마이스는 ‘기업회의(Meetings)·인센티브 관광(Incentive travel)·컨벤션(Convention)·전시(Exhibition)’의 약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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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인호(74·사진) 무역협회 회장은 지난 20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하고 무역협회의 미래 청사진과 대대적인 구조개혁 의지를 밝혔다.

김인호 회장, 구조개혁 청사진 제시
“국제교류복합 센터 제2의 코엑스로”

그는 이날 “서울은 2002년 이후 전시장 인프라 확충이 없어 기존 행사들이 빠져나가고, 코엑스는 실질 가동률 100% 수준으로 만성적인 부족 현상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세계 무역 9위라는 현재 한국 위상을 감안할 때 전시 컨벤션 인프라 시설 확대가 필수 불가결하고, 무역협회가 이 분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서울시가 잠실 일대에 추진 중인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과 연계해 짓는 연 면적 10만㎡ 이상 규모의 전시컨벤션 센터를 ‘제2의 코엑스’로 삼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현재 코엑스(4만7130㎡)의 2배 가량 규모로 해당 사업자는 이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선정된다. 무역협회는 민간사업자로 잠실 지구의 ‘마이스 인프라’ 건립 제안서를 서울시에 낼 계획이다.

김 회장은 이어 무역협회 산하 ㈜코엑스와 한국도심공항㈜, 코엑스몰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구상도 밝혔다. 경영효율화 작업을 통해 각종 임대·관리 같은 부수적인 업무들은 떼어내고, 역량을 기업별 핵심 업무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예컨대 ㈜코엑스는 삼성동 무역센터의 임대·관리 업무를 민간업체에 위탁하기로 했다. 대신 코엑스는 ‘글로벌 MICE 산업’ 전문 조직 기관으로 변신한다. 김 회장은 “직접 글로벌 행사나 공연을 기획하고, 이를 실현할 수 있다면 이익은 훨씬 더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매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쇼(CES)는 전자업체들의 그해 장사를 결정할 만큼 큰 영향력을 발휘하는 데 우리는 그런 행사가 하나도 없다”며 “현재 시설 부족으로 국내에서 열려야 할 한류 행사마저 상당 부분 중국 등으로 빠져나가는 현실”이라고 꼬집었다.

이수기 기자 retal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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