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 초청된 '부산행' 기립박수 터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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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립 박수가 터졌다. 화끈한 ‘좀비 블록버스터’를 목격한 관객 반응이다. 올해 칸국제영화제 비경쟁부문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된 연상호 감독의 ‘부산행’이 드디어 베일을 벗었다. 영화는 현지 시간으로 13일 자정 뤼미에르 대극장에서 월드 프리미어로 공개됐다. 영화 시작 전 감독과 주연배우 공유, 정유미, 아역 배우 김수안 등이 나란히 레드 카펫을 밟으면서 분위기는 본격적으로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영화는 부산행 KTX 안, 원인 불명의 바이러스에 감염된 이들과 그에 맞서 살아남으려는 이들의 분투를 그린다. 삽시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한 열차. 하지만 열차가 달리기를 멈추지 않는 한 아무도 도망칠 수 없다. 그 안의 풍경은 인간의 이기심이 빚어낸 지옥도에 다름 아니다.

영화는 118분 간 그야말로 브레이크 없는 롤러코스터에 올라탄 듯한 기분을 선사한다. 나와 타인의 목숨 사이에 선 이들의 딜레마, 그럼에도 피어나는 정의와 인간애 등 수많은 감정이 쉴 새 없이 피어오른다. 좁고 긴 폐쇄 공간을 십분 활용한 액션 동선과 좀비들의 파괴력도 기대 이상이다.

상영 내내 객석은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다. 극장을 가득 메운 관객들은 주인공들의 인상적인 활약이 펼쳐질 때마다 환호성과 박수로 영화에 화답했다. 상영이 끝난 후에도 5분간 기립박수로 감독과 배우들을 예우했다. “최고의 미드나잇 스크리닝(The Best Midnight Screening Ever)”이라는 찬사도 터졌다.

‘부산행’은 ‘돼지의 왕’ ‘사이비’ 등 애니메이션을 연출했던 연상호 감독이 만든 첫 실사 영화다. 연 감독은 ‘돼지의 왕’으로 제65회 칸국제영화제 감독주간에 초청된 바 있다. 한편 이 영화는 마켓에서도 기대를 모으고 있다. 12일 오후 해외 수입 및 배급 관계자들을 대상으로 열린 첫 마켓 스크리닝에서 폭발적인 호응을 얻으며 해외 판매 청신호가 켜졌다. 투자·배급사인 NEW 관계자는 “시사에 참석했던 70개 회사 모두 상영 후 구매를 문의해왔다”고 밝혔다. 영화는 오는 7월 개봉한다.

프랑스 칸=이은선 기자 haroo@joona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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