귓속말 보고…가장 눈에 띄는 조용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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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눈에 띄는 간부는 조용원(당 조직지도부 부부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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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원 부부장이 무릎을 꿇고 김정은 제1위원장에게 ‘귓속말 보고’를 하고 있다. [조선중앙TV 캡처]

지난 6일 개막한 북한 노동당 7차 대회를 분석 중인 정부 당국자의 귀띔이다.

주석단 둘째줄 부장급 자리에 앉아
올 김정은 수행 15회, 황병서는 8회

3467명의 각 지역 대표자들과 주석단에 오른 108명의 간부 중 상대적으로 젊은 조용원이 오히려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밀착관계를 과시했기 때문이다.

조용원의 위상 변화는 관영 조선중앙TV의 보도에서 명확히 감지됐다. 중앙TV가 지난 7일 방영한 당대회 2일차 관련 영상에선 조용원이 김정은에게 ‘귓속말 보고’를 한 뒤 지시를 받는 모습이 포착됐다. 중앙TV는 조용원이 주석단에 앉은 김정은 바로 옆에서 무릎을 꿇고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을 그대로 공개했다. 북한의 2인자로 꼽히는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을 비롯한 모든 간부와 대회 참가자들이 이 광경을 생생히 목격했음은 물론이다.

주석단에 오른 조용원의 자리 배치도 주목할 만하다. 조용원은 김정은의 오른편 주석단 2열(부장급·우리의 장관급)에서 최부일 인민보안부장과 이일환 당 근로단체 부장 사이에 자리 잡았다. 그간 부부장(차관급)으로 호명되던 조용원이 당대회를 계기로 부장으로 승진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는 부분이다. 정부 당국자는 “조용원이 주석단 부장급 자리에 앉은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다만 정부는 조용원이 조직지도부가 아닌 다른 부서의 부장급 자리에 올랐을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조직지도부의 최선임인 조연준 제1부부장이 김정은 왼편 주석단 2열의 첫 번째 자리에 배치됐기 때문이다.

정보 당국은 조용원이 올 들어 김정은의 군수와 대규모 건설 관련 공개 활동을 집중 수행해온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조용원의 위상 변화는 지난해부터 두드러졌다. 김정은의 공개 활동에서 ‘그림자 수행’을 하는 것이 여러 차례 확인되면서다. 2014년 말 공식석상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조용원은 지난해 황병서에 이어 김정은의 공개 활동 수행 2위(40회)를 기록했다. 올해 들어선 아예 황병서(8회)를 제치고 김정은을 15회 수행하며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서재준 기자 suh.jaej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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