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형병원, 인형의사 들어보셨나요? 미국엔 100년 넘은 곳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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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인형병원 센터의 서비스. 인형 수리전과 수리후 사진을 비교해 의뢰인에게 보내준다.

인형 병원, 들어보셨나요?

어릴 때 인형을 갖고 놀다가 망가지면 난감했을 경험이 한 두번은 있으실텐데요. 그런 아이들의 인형을 고쳐주는 병원이 세계 각국에 있다고 합니다.

대표적인 국가가 일본입니다. 일본에서는 '오모차(장난감)병원' 혹은 '누이구루미(봉제인형)병원'을 컨셉으로 한 인형 수리병원이 있습니다. 아이들은 인형이 망가지면 그걸 '아프다'고 표현합니다. 그래서 인형을 수리하기 위해 맡길 때에도 '병원에 간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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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점을 착안한 인형 병원에서는 인형 '환자'를 입원시켜서 솜을 넣거나 인형 눈 등을 다는 '수술'을 거친 뒤 회복시켜 아이들에게 되돌려줍니다. 중간중간 인형이 다른 인형들과 함께 지내는 장면을 연출해 사진을 찍고 이것을 아이들에게 보내주거나 블로그에 올립니다. 아이가 '내 인형은 잘 있을까'하고 궁금해하지 않기 위해서입니다. 인형 병원에서는 약도 보내주는데요. 하루 1알씩 먹는 알사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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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을 걱정했을 아이들에게 주는 깜짝 선물인 셈입니다. 수리가 끝난 인형은 어떤 부위를 어떻게 고쳤는지에 대한 카르테를 써서 보내줍니다. 미국 뉴욕에는 1900년에 설립되어 100년이 넘는 인형 병원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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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100년 넘은 인형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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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엔 인형만 전문적으로 치료하는 인형의사(Doll Doctor)도 있습니다. 인형의사협회(Doll Doctors Association)도 있습니다. 부러진 인형 팔·다리를 고치고 채색하는 일을 하는데 천, 나무 등 다양한 재질의 인형을 고쳐야 하기 때문에 재봉 실력과 채색능력이 필요합니다.

인형병원에서 일하는 이들은 "수리가 끝난 인형을 받은 아이들이 보내오는 감사편지에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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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인형들과 입원한 장면. 사진 일본 누이구루미 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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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원후와 퇴원할 때의 모습을 찍은 것. 입원 전에는 팔이 망가졌던 원숭이 인형이 현재는 팔 안의 솜이 다 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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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 병원의 카르테. 인형의 이름과 다친 부위 등을 기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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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형 병원의 개구리 원장.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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