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태 연장 끝 JGTO 시즌 첫 승, 올림픽행 청신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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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켄 홈메이트컵에서 시즌 첫 승을 챙긴 김경태. [사진 신한금융그룹 제공]

김경태(30·신한금융그룹)가 올 시즌 일본 본토 무대 첫 대회에서 연장 접전 끝에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김경태는 17일 일본 미에현 도켄 다도 골프장(파71)에서 열린 일본프로골프투어(JGTO) 도켄 홈메이트 컵 최종 라운드에서 2타를 줄였다. 그렇지만 무려 6타를 줄인 곤도 도모히로와 13언더파 동률을 이뤄 연장 승부에 돌입했다. 김경태는 연장 3번째 홀에서 파를 잡아 보기를 적은 곤도를 따돌리고 지난해 11월 이후 5개월 만에 JGTO 통산 11승째를 수확했다.

김경태의 연장전 우승은 처음이다. 2009년 시즌 최종전인 JT컵에서 연장 승부 끝에 마루야마 시게키에게 패한 적이 있다. 지난 10승 모두 72홀에서 승부를 끝낸 김경태였다.

이번 우승은 올림픽 출전을 희망하고 있는 김경태에게 상당히 의미가 있다. 최근 부진으로 세계랭킹이 50위권에서 75위로 떨어졌던 그는 다시 경쟁자들로부터 도망을 갈 수 있게 됐다. 김경태는 현재 안병훈(26위)에 이어 한국의 올림픽 랭킹 2위를 달리고 있다. 김경태가 시즌 첫 승을 발판으로 지난해처럼 일본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면 리우행 올림픽 티켓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할 수 있다.

11언더파로 4타 차 선두로 출발한 김경태는 전반에 보기 없이 버디 2개를 낚으며 계속해서 타수를 유지했다. 하지만 2위 곤도가 무섭게 추격해 공동선두를 허용하기도 했다. 김경태가 10번 홀 보기로 주춤했고, 11번 홀까지 무려 5타를 줄인 곤도는 12언더파 공동선두를 만들었다.

노련한 김경태는 곧바로 다시 타수 차를 벌렸다. 파5 12번 홀에서 버디를 가볍게 낚았고, 곤도가 파3 13번 홀에서 보기를 적어 둘의 타수는 2타로 벌어졌다. 하지만 곤도가 이후 2타를 더 줄였고, 김경태가 달아나지 못하면서 둘은 연장 승부를 벌이게 됐다.

김경태는 올 시즌 앞서 치른 3개 대회에서 성적이 만족스럽지 않았다. 싱가포르 오픈에서 컷 탈락을 당했고, 미얀마 오픈에서는 공동 26위에 머물렀다.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캐딜락 챔피언십에도 참가했지만 6오버파 공동 42위에 그쳤다. 이후 한 달 휴식기 김경태는 스윙 코치 모중경과 함께 스윙을 재점검했고, 다시 자신감을 끌어올렸다고 한다.

14일 밤부터 시작된 구마모토현 지진에 대한 애도를 표한 김경태는 “한국 선수들과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다. 하루 빨리 지진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이 안정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경태는 2011년 동일본 대지진 때도 의연금을 기부했다.

김형성은 5언더파 공동 5위를 차지했다.

한편 일본의 간판스타 마쓰야마 히데키는 가나가와현에서 이날 지진 피해를 돕기 위한 ‘자선 사인회’를 열어 빠른 피해 복구를 기원하기도 했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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