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헌 재일 거류민단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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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지난3월에 재일거류민단장으로 선출된 박병헌씨(58)가 취임인사차 7일 모국을 방문했다.
67만 재일교포들의 톱 자리에 올라선 박단장은 교포1세의 바통을 받아 2세에 넘겨주어야 하는 전환기에 서있다.
세대교체기롤 맞이한 민단에서 재일교포 1.5세를 자처하고 있는 박단장은 1세의 정신적 물질적유신를 어떻게 무리없이, 또아무 손실없이 2세들에게 물려주느냐하는 중책을 떠맡고 있다는 점에서 전임단장들과는 그 비중이 다르다. 인터뷰를 통해 그가 이끄는 민단의 주요활동방안을 알아본다.
-민단운동의 주요과제는 무엇인가.
▲지난40여년간 일본에서 피땀횰려 고생해왔던 1세들이 민단에서나, 업계에서나 점차 현역에서 물러나고 2,3세들이 등장하고 있다. 나는 사실상 1세의 끝머리에서 우리들의 유산읕정리해주어야 한다. 한국인의 혼이 그대로 이어지도록 하고 막대한 재산이 잘보존되도록 해야한다.
그러기 위해서 재일한국인들은 일본에서의 법적지위가 긍정해야하고 또 자신이 존경받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그것은 시대적이. 요청이다. 재일교포의 생활권 확립과 법적지위 확립을 위해 일본정부에 대해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다.
-지문채취 거부운동이 계속 번지고 있는데 .
▲외국인 지문채취빚 등록증 휴대제도가 폐지되지않으면 집단적인 거부운동을 펴지않울수 없다.
그동안 일본의 자민당 사회당 공화당 관계자들과 만나 교섭을 벌여왔는데 그들은 우리들의 요구를 층분히 이해하고 있다. 그러나 시기선택에 문제가 있는듯하다.
-그밖의 주요 공약사업은
▲재일한국인들이 앞으로 이떻게 생활양식을 꾸려나가는 것이 좋은가, 하는데 대한 방향을 제시하기위해 이른바 딩크 탱크를 설치하고 2,3세 교육을 강화하논 방안의 하나로 청소년센터 건립을 추진할 방침이다.
-온갖 풍상을 겪으며 모아온 재이교포 재산이 잘운용되도록 하는 방안은.
▲재일교포들의 재산은 적지않다. 신용조합에 맡겨놓은 교포들의 예금만해도 지난 3월말 현재로 1조엔을 넘어서 1조1백70억엔{3조3천5백60억원) 에 이르렀다. 1세들이 본국에 투자를 확대할수있도록 그여건이 충분히 조성되어야힌다.
일본식 경영방식을 배운2,3세 교포들이 아직은모국투자에 적극성을 보이지않고 있는데 1세들의모국투자가 성공적이라면 2,3세들도 많은 영향을 받게 될것이다.
실제로 재일교포들이 모국에 공장을 세울경우 「걸리는 것」 이 많다. 말단행정기관으로 내려갈수록 더욱 심하다.
-조총련과는 어떤식으로 대화무드를 조성할것인가.
▲86, 88올림픽이 두번 다니없는 기회다. 이러한 국가적 행사를 앞두고 같은동포로서 융화할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싶다. 그들누구나 모국을 방문할수 있도록 적극적인 자세로 나기겠다.
경남함양출신의 박단장은 l2세에 일본으로 건너갔으며 명치대재학중에는 학도의용군으로 6·25에 참전했다. 그는 35년전부터 민단일을 맡아왔으며 지난3월 단장후보로 출마할때까지는 부회장직에 있었다.
박단장은 한국과 일본에 각각 전자부품을 생산하는중소기업체도 운영하고 있다.<최철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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