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사복 인질 강도 모두 39차례|일당 5명 중 붙잡힌 3명 자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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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서울시경은 22일 대낮에 신사복 차림으로 가정집에 침입, 부녀자들을 칼로 위협해 금품을 뺏은 뒤 가족들을 인질로 은행예금까지 인출해 달아난 이광모(25·전과7범·주거부정) 박광일(24·전과6범·주거부정) 유성필(38·전과4범·주거부정)씨 등 일당 3명을 상습특수강도혐의로 검거하고 달아난 일당 노승건씨(48) 등 2명을 수배했다.
이들은 지난 8일 상오 10시 20분쯤 서울 구의동58의4 김병춘씨(48) 집에 담을 넘어 들어가 김씨의 부인 이태분씨(45) 등 가족 2명을 부엌칼로 위협, 넥타이로 손발을 묶은 뒤 현금 1백50만 원과 미화 7천 달러, 금목걸이 등 7백여 만 원어치의 금품을 빼앗았다.
이들은 부인 이씨로부터 3백85만원이 예금된 국민은행 구의동 지점 예금통장과 인감을 빼앗아 일당 2명이 가족들을 인질로 잡고 있는 사이 1명은 은행으로 달려가 예금 3백만 원을 인출한 뒤 전화로 연락, 함께 달아났었다.
이들은 또 지난 2월 11일 하오 2시 20분쯤 서울 논현동231 이재숙씨(29·여) 집에 침입, 가족 2명을 위협해 1백67만 원어치의 금품을 강탈한 뒤 같은 수법으로 예금통장을 갖고 외환은행 응암동 지점으로 가 예금5백만 원을 인출해 달아났었다.
경찰조사 결과 범인들은 지난해 6월부터 지금까지 서울·대구 등을 무대로 모두 39차례에 걸쳐 3억5천여 만 원어치의 금품을 강도질했으며 이중 8차례는 피해자를 인질로 잡고 빼앗은 예금통장으로 은행예금 2천여 만 원을 인출해 달아난 것으로 드러났다.
범인들은 경찰에서 불심검문에 걸리지 않고 가정집에 수월하게 들어가기 위해 모두 신사복과 넥타이 차림을 하고 부자 집을 골라 범행했다고 진술했다.
범인들은 피해자의 집 전화번호와 자녀들의 이름까지 파악해두며 『경찰에 신고하면 보복하겠다』고 협박해 피해자 중 4명은 신고하지 않기도 했다.
범인들은 강탈한 돈으로 호텔과 볼링장 등 유흥가를 전전하며 방탕생활을 해오다 경찰의 추적으로 검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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