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병훈 "파3 콘테스트 불참, 마스터스 참가 문제 없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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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병훈은 7일부터 미국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에서 열리는 제80회 마스터스에도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출전한다. 안병훈의 오거스타 방문은 6년 만이다. 2009년 US 아마추어 챔피언십 우승으로 마스터스 티켓을 땄다. 기대감을 안고 마스터스에 출전했지만 11오버파로 컷 탈락하며 높은 벽을 실감했다.

하지만 6년 전과 달리 안병훈은 유럽 무대에서 기량을 갈고 닦은 뒤 다시 마스터스의 문을 두드리고 있다. 지난해 유러피언투어에서 아시아 최초로 신인왕을 차지하는 등 정상급 골퍼로 급성장했다.

유러피언투어 제5의 메이저인 BMW PGA 챔피언십을 석권하는 등 유럽 무대에서 괄목할만한 성적을 거뒀지만 4대 메이저 대회에서는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지난해 3개 대회에서 모든 컷 탈락의 쓴 맛을 봤다. 지금까지 7번 메이저 대회에 출전해 2014년 디 오픈 26위를 제외하곤 모두 컷 탈락했다.

올해는 지금까지의 부진을 만회하기 위해 벼르고 있다. 안병훈은 “시즌 첫 번째 메이저라 의미가 특별하고 더 집중하고 있다. 1차 목표는 컷 통과다. 이후에는 3, 4라운드에 잘해서 선두권에 이름을 올리고 싶다”고 각오를 전했다. 안병훈은 1~2라운드에서 트로이 메리트(미국), 이안 우스남(웨일스)과 함께 플레이를 한다.

하지만 몸 상태가 썩 좋지는 않다. 지난 달 말 월드골프챔피언십(WGC) 시리즈인 델 매치플레이에서 16강전에서 목 통증을 호소했던 안병훈은 여전히 목이 불편한 상황이다. 그래서 5일 연습 라운드와 6일 파3 콘테스트도 건너뛰었다. 델 매치플레이 16강 경기 당일 잠자리에서 일어난 안병훈은 담 증세를 보였다. 안병훈은 1년에 1~2번씩 담 증세를 고생하고 있다. 특별한 병명이 있는 건 아니고 잠을 잘못 자서 그렇다고 한다.

그래서 안병훈은 잠자리를 조심하는 편이고, 이번 대회 때도 4일 밤 오거스타에 도착해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안병훈 매니지먼트사는 “컨디션 조절 차원에서 파3 콘테스트에 참가하지 않았다. 대신 이날 오전 경기장에서 목 부위에 치료를 받았다. 대회 참여엔 문제가 없다”고 했다.

안병훈은 목에 무리가 가지 않게 WGC 델 매치플레이 이후 쇼트게임에만 집중했다. 부족하다고 생각했던 그린 주변 플레이와 퍼트 훈련에 집중하며 마스터스를 대비했다. 그는 “올림픽 시즌이라 컨디션 관리에 각별히 신경 쓰고 있다”고 말했다.

변수는 퍼트다. 악명 높은 빠른 그린을 잘 요리해야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 그는 “샷은 괜찮은데 최근 퍼트감이 썩 좋은 편이 아니다. 그린이 워낙 어려운 코스라 퍼트가 변수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올 시즌 퍼트가 마음에 들지 않는 그는 퍼트감을 되찾는데 주력하고 있다. 델 매치플레이 예선에서도 짧은 퍼트를 여러 개 놓쳐 쉽게 이길 수 있는 경기를 힘겹게 끌고 가기도 했다.

안병훈은 올 시즌 PGA 투어 4개 대회에 출전하고 있다. 그린 적중 시 퍼트는 1.74개(42위)로 나쁘지 않다. 하지만 평균 퍼트 수 28.67개에 비해 4라운드 평균 퍼트 수가 30.67개로 높고, 3m 내 퍼트 성공률이 88%로 98위에 머물고 있다. 1.8m 거리에서 퍼트 성공률도 72.75%로 좋은 편이 아니다.

안병훈은 304.5야드의 드라이브샷 거리와 정교한 아이언 샷으로 수준급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만약 퍼트까지 잘 떨어진다면 메이저 대회에서도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두용 기자 enjoygolf@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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