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2조원 신항만 따낸 일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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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이 인도네시아 최대 항만 조성 사업을 수주하는 데 성공했다. 지난해 인도네시아 고속철도 수주 경쟁에서 중국에 패했던 일본이 설욕한 셈이다. 4일 요미우리(讀賣)신문에 따르면 일본·인도네시아 정부는 자카르타에서 동쪽으로 150㎞ 떨어진 파팀반 신항만 건설에 엔화 차관을 투입하기로 하고 최종 조율하고 있다. 이 항구는 자동차·전기 부품을 생산하는 일본 기업들이 모인 수도권 동부 공업단지에서 70㎞ 떨어져 있다.

작년 고속철 수주 중국에 패배 설욕

일본 정부는 지난 2월 이그나시우스 조난 인도네시아 교통장관이 일본을 방문했을 때 이미 파팀반 신항 사업을 논의했다. 항구 조성 사업비는 2000억 엔(2조600억원)으로 예상된다. 2019년 개항 목표인 파팀반 항구가 완공되면 컨테이너를 연 700만~800만 개 처리할 수 있다. 현재 수도 자카르타 북부의 탄중프리옥 항구가 컨테이너 처리 능력이 650만 개로 가장 크지만 교통 정체가 심해 화물 운송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요미우리는 “새 항구 건설은 일본 기업이 중심이 된 컨소시엄이 맡을 예정이며 완성 후에는 일본과 인도네시아 합작사가 운영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정부는 항만 건설을 인도네시아 사업 확장의 발판으로 삼아 지난해 좌절됐던 신칸센(新幹線) 수출을 만회하는 계기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일본은 인도네시아 등 성장 잠재력이 큰 아시아 국가들의 인프라 건설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다. 대표적인 예가 2019년 완공 예정인 자카르타~반둥(150㎞) 고속철도 건설 프로젝트다. 중국이 따낸 이 고속철도의 공사비는 51억 달러(6조원)이다. 이 공사를 진행하는 중국·인도네시아 합작기업은 인도네시아 교통부로부터 완공 후 50년간 독점 운영권을 획득했다.

서유진 기자 suh.yo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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