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인당 월 사교육비 24만4천원, 조사이래 최고치

중앙일보

입력

기사 이미지

지난해 초·중·고교생 1인당 월 평균 사교육비가 24만4000원으로 전년도보다 2000원 늘었다. 영어·수학 등 일반교과에 비해 체육 등 예체능교과 사교육비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교육부는 통계청과 함께 실시한 2015년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결과를 26일 발표했다. 전국 1244개 초·중·고교 학부모 4만3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1인당 월 평균 사교육비는 24만4000원으로 2007년 조사를 시작한 이래 최고치다. 1인당 월 평균 사교육비는 2012년 23만6000원까지 떨어졌다가 2013년 23만9000원, 2014년 24만2000원 등으로 3년째 증가하는 추세다.

학교별로는 초등학교가 23만100원, 중학교가 27만5000원, 고등학교가 23만6000원이었다. 전년도에 비해 초등학교는 1000원 줄었지만 중학교는 5000원, 고등학교는 6000원이 증가했다.

월 평균 사교육비가 20만원대라는 수치가 너무 낮게 느껴진다는 지적에 대해 교육부는 “사교육을 받는다는 응답이 68.8%였는데 1인당 사교육비는 사교육을 받지 않는 31.2%까지 포함해 계산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교육을 받는다고 응답한 학부모만을 대상으로 하면 1인당 월 평균 사교육비는 35만5000원이었다.

사교육비가 증가한 원인은 예체능과목 사교육비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영·수 등 일반교과 사교육비는 19만원으로 전년도보다 1000원 줄어들었는데, 예체능 사교육비는 5만3000원으로 전년도보다 3000원 늘었다.

예체능 사교육비는 조사가 시작된 2007년 4만3000원에서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예체능 과목 중에서도 특히 체육 사교육비가 전년도에 비해 13.6% 늘었다.

교육부는 “태권도 등 체육 과목을 시키는 학부모가 많아졌고 체육 사교육 단가가 다른 과목에 비해 많이 올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시도별로 1인당 월 평균 사교육비가 가장 많은 지역은 서울(33만8000원), 경기(26만5000원), 대전(25만4000원) 순이었고 전남(16만5000원)이 가장 낮았다. 특히 서울·경기·인천 등 수도권의 사교육비 증가율이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교육부는 사교육비를 줄이지 못한 주요 원인으로 방과후학교 참여율이 떨어진 것을 꼽았다. 방과후학교 교과프로그램 참여율은 2014년과 2015년을 비교해보면 중학교는 32.8%에서 23.8%로, 고등학교는 68.3%에서 59.9%로 떨어졌다.

이처럼 방과후학교 참여율이 저조해진 이유에 대해 교육부는 이른바 ‘선행학습 금지법’으로 불리는 공교육정상화법의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법 시행 이후 방과후학교에서 선행학습이 금지되면서 학생들이 사교육으로 옮겨갔다는 분석이다.

실제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조사에 따르면 방과후학교에서 선행학습을 금지한 뒤 대체학습 방법으로 사교육을 택한 비율이 중학교는 80.7%, 고등학교는 65.2%에 달했다.

교육부는 “방과후학교의 선행학습 제한을 완화하는 내용의 공교육정상화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또 늘어나는 예체능 사교육 수요를 학교에서 해소하기 위해 방과후학교에서 예체능 프로그램을 확대하고 초등돌봄교실에서는 무상 예체능 특기적성 교육을 실시하는 방안 등을 마련할 방침이다.

남윤서 기자 nam.yoonseo1@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