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증시 올해 21% 급락…금값은 하루 4.5% 치솟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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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일 일본 닛케이지수를 비롯해 홍콩 항셍, 코스피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일본의 한 증권회사 전광판에 전날보다 760.78포인트가 떨어진 닛케이지수가 또렷하게 보인다. [도쿄 AP=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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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일본·홍콩 등 아시아 주요 증시가 본격적으로 베어마켓(약세장)에 진입하고 있다. 베어마켓은 주가가 고점 대비 20% 이상 떨어지는 급락장을 일컫는다. 중국 경기 둔화와 미국의 더딘 경제 회복세에 유가 급락, 일본발 마이너스 금리 후폭풍까지 각종 악재가 쏟아진 여파다.

유가는 13년 만의 최저 26달러대
일주일 쉰 중국 증시에 관심 쏠려

 12일 일본 닛케이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4.8% 하락한 1만4952.61에 장을 마감했다. 2014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1만5000 선이 무너졌다. 닛케이지수는 올 들어 21.44% 급락했다.

홍콩 증시의 약세 속에 홍콩H지수도 12일 전 거래일보다 1.99% 떨어져 올 들어 22.31% 하락했다. 춘절(春節) 연휴로 이번 주 내내 증시가 열리지 않은 중국은 이미 베어마켓에 발을 들였다. 중국 상하이 지수는 지난 5일 기준으로 올해에만 21.92% 하락했다.

 ‘은행발 금융위기’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가 시장을 지배하며 투자자는 안전자산으로 꼽히는 미국 국채와 일본 엔화 등에 몰리고 있다.

10년 만기 미국 국채 금리는 1.642%까지 떨어졌다(채권 값 상승).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기준금리를 인상한 지난해 12월(2.3%)보다 0.6%포인트 이상 내려간 것이다.

엔화 값도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11일(이하 현지시간) 런던 외환시장에서 엔화 값은 달러당 110엔대까지 치솟은 뒤 12일 도쿄 외환시장에서는 112엔대에서 거래됐다.

 불안한 투자자가 금까지 손을 뻗자 금값은 1년 만에 최고 수준까지 뛰어올랐다. 11일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물 금값은 전날보다 4.5% 오른 온스당 1247.8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금값은 올해 16.63%나 상승했다.

 반면 국제유가는 13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서부텍사스유(WTI) 3월 인도분은 전날보다 4.5% 하락한 배럴당 26.21달러에 거래를 마쳐 2003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준까지 내려앉았다.

도이체방크에 따르면 유가에 대한 금값의 비율이 186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까지 치솟았다.

 시장의 관심은 15일 일주일 만에 개장하는 중국 증시로 이동하고 있다. 개인자금 이탈로 거래량과 신용잔액이 큰 폭으로 줄어든 상황에서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까지 겹치면서 충격을 피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정성윤 현대선물 애널리스트는 “중국의 1월 외환보유액이 995억 달러 줄어든 데다 위안화 절하와 자본유출 우려가 되살아나면 시장이 흔들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하현옥 기자 hyunoc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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