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에 엄마가 보고싶다며 아빠를 보채던 초등학생 아들을 살해한 40대 아버지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남 창녕경찰서는 8일 창녕군 대합면의 자택에서 9살짜리 아들을 살해한 혐의(살인)로 이모(49)씨를 9일 긴급 체포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설인 8일 오후 3시45분쯤 아들에게 수면제를 먹여 잠들게 한 뒤 비닐봉지를 씌워 질식하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수면제는 이씨가 평소 지병 때문에 복용하던 약에 들어있던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조사 결과 이씨는 다문화 가정으로 몇 년 전 부인이 가출한 후 아들과 둘이 지내왔다.
설이 되자 아들이 4년 전 헤어진 엄마를 찾고 계속해서 보채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인다.
이씨는 경찰에서 “아들이 설을 맞아 가출한 엄마를 찾는데다 내가 앓는 정신질환을 물려받아 나처럼 살까봐 겁이나 죽였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또 범행 후 자신도 수면제를 복용했다고 진술했다.
사건은 이씨의 사촌 동생이 경찰에 신고하면서 알려졌다. 사촌 동생은 "설인데도 큰 집에 차례 지내러 오지 않아 가봤다가 두 사람이 누워 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말했다. 이씨는 아들의 다리를 베고 잠들어있었다고 한다.
경찰은 이씨의 아들 이군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과수에 부검을 의뢰하고 이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채윤경 기자 pchae@joongang.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