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위원회 155개 … 회의 한 번도 안 한 곳 9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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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서울시 소속 위원회 155개 중 9곳은 짧게는 1년, 길게는 3년 가까이 회의 한 번 없이 보냈다. 16개 위원회는 지난해에 단 한 차례만 회의를 열었다. 서울시 위원회는 법령 혹은 시 조례를 근거로 설치돼 각 분야 정책에 대해 조언한다.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62개 신설
에너지위에 방송인, 전문성 논란도

 이노근 국회의원(새누리당)이 서울시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문화도시정책자문위원회, 지적재조사위원회, 취업지원심의위원회는 2012년 12월부터 지난해 10월까지 단 한 번도 회의를 열지 않았다. 이 위원회들을 포함해 지난해 1~10월 회의를 전혀 하지 않은 곳이 9곳이었다. 지난해 1∼10월의 회의 횟수가 1건에 그친 위원회는 교통위원회, 구조·구급정책협의회, 아동·여성보호지역연대, 도서관정보서비스위원회 등 16곳이었다. 구조·구급정책협의회(2011년 설립), 도서관정보서비스위원회(2012년 설립)는 3년이 넘는 활동기간에 회의는 딱 한 번만 했다.

 해당 위원회가 다루는 정책에 대한 전문성이 있다고 보기 힘든 인사들이 위원으로 소속된 곳도 꽤 있다. 에너지정책위원회에는 방송인 김미화씨,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스님,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 등이 위원을 맡고 있다. 각 위원은 공개모집 또는 내·외부 추천을 통해 시장이 임명한다.

 서울시 위원회는 2011년 10월 박원순 시장 취임 이후 4년간 62개가 신설됐다. 정종일 민관협력팀장은 “민간과의 소통을 통해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는 박 시장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말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위원회가 너무 많은 것이 부실 운영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구교준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는 “ 중복되는 내용을 다루는 위원회들은 하나로 합치는 등의 방법으로 정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 팀장은 “이달 말까지 현황을 파악해 하반기에 정비 계획을 수립하겠다”고 말했다.

김나한 기자 kim.na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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