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천 '빗자루 교사 폭행' 가해학생, SNS에 "교사가 맞을 짓 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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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이천의 고교생들이 수업시간에 30대 교사를 빗자루로 폭행해 형사 입건된 가운데 가해 학생 중 한 명의 실명 트위터에 “(교사가)맞을 짓을 해서 때렸다”는 글이 올라 경찰이 수사중이다. 해당 학생은 트위터가 해킹당한 것 같다고 주장한 가운데 해당 글의 캡처 사진은 계속 퍼지고 있다.

경기 이천경찰서는 3일 빗자루 폭행 가해학생 중 한명인 A군(16)의 실명 트위터 계정에 게시됐던 글의 캡처 사진이 인터넷상에 유포되고 있어 수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30일 전후로 A군 명의의 트위터에는 “저런 '쓰잘데기' 없는 기간제 선생님을 때린 게 잘못이냐? XXX들아. 맞을 짓하게 생기셨으니까 때린 거다”, “내 트위터에 욕글 쓴 XX들이나 소문 떠벌리고 다니는 XX들이나 맨 날 학교에서 쳐맞고 다니는 찐따 XX들이겠지?” 등의 글이 잇따라 게시됐다. 현재 해당 트위터 계정은 폐쇄된 상태다.

경찰은 A군을 불러 조사했지만 “글을 작성하지 않았다. 트위터를 해킹당한 것 같다”고 했다. 또 “3개월 전쯤 트위터를 만들었지만 사용하기가 어려워 삭제했다”고도 했다.

이에 경찰은 누군가가 A군을 가장해 트위터 글을 유포했을 가능성을 보고 수사하고 있다. 해당 글이 피해교사와 A군의 명예를 훼손했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경찰은 교사 폭행에 가담한 C군(16)을 추가 입건했다. C군은 A군 등이 교사를 폭행한지 한 시간 후쯤 해당 교사를 손으로 밀치는 등 폭행한 혐의다. C군의 폭행사실은 한 가해학생의 휴대폰에 삭제된 영상을 복원해 확인했다. 이에 따라 ‘빗자루 교사 폭행’ 사건의 입건 학생은 모두 6명으로 늘었다.

앞서 A군 등 4명은 지난달 23일 경기도 이천시 한 고등학교 1학년 교실에서 30대 기간제 교사를 빗자루로 때리고 손으로 머리를 밀치는 등 폭행한 혐의로 불구속 입건됐다. 이들은 교실 바닥에 침을 뱉고 교사한테 욕설하기도 했다. 또 B군(16)은 A군 등의 폭행장면을 휴대전화로 동영상 촬영한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려 유포한 혐로 입건됐다.

박수철 기자 park.sucheo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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