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응팔' 류준열, 될성부른 나무 떡잎부터 알아봤다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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될성부른 나무 떡잎부터 알아봤다.

배우 류준열(29)이 2015년을 강타한 스타로 떠올랐다. tvN 금토극 '응답하라 1988' 정환 역을 통해 자신의 입지를 확실하게 다진 것. 까칠하지만 속은 따뜻한 '츤데레' 매력으로 여심을 사로잡았다. 최근엔 사랑과 우정 사이에서 갈등하며 손에 땀을 쥐게 하고 있다. 그를 향한 관심이 나날이 높아지고 있다. 류준열은 브라운관에서만 보면 혜성같이 등장한 존재다. 그의 모습이 강렬하게 기억될 만한 작품이 없었기 때문. 그나마 언급되고 있는 작품은 KBS 2TV 드라마 '프로듀사' 정도다. 김수현과 함께 KBS에 입사한 신입 PD 역으로 1, 2회 잠깐 등장했던 바 있다. '응답하라 1988'을 통해 재조명을 받고 있긴 하지만 그때 당시 류준열의 모습을 기억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류준열은 알다시피 영화를 통해 연예계에 입문, 연기력을 인정받았다. 2014년 단편영화 '미드나잇 썬'으로 데뷔한 그는 '동심'을 거쳐 첫 장편영화인 '소셜포비아'(2015)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냈다. 극 중 현피(인터넷으로 사람을 만나 실제 싸움을 벌인다)를 이끄는 BJ '양게'라는 인물로 등장해 강한 인상을 남겼다. 머리띠에 치아교정기를 낀 체 건들거리는 모습으로 불량기를 가득 뿜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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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장편 데뷔작에서 현실감 가득한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한 류준열은 단번에 자신의 이름을 영화 관계자들을 넘어서서 방송 관계자들까지 알리는 데 성공했다. 이를 통해 '응답하라 1988'의 기회를 잡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소셜포비아'를 연출한 홍석재 감독은 류준열에 대해 "류준열과 같은 진주는 조감독 덕분에 발굴할 수 있었다. 조감독이 가져온 오디션 영상을 보는데 입을 여는 순간 다들 쓰러졌다. 실제로 그때 교정 중이었는데 배역 연구를 해온 줄 알았다. 그럴 정도로 양게 역할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했다. 호박이 굴러 들어온 거 같은 기분이었다. 교정기가 정말 대박이었다. 그래서 촬영하는 동안 교정기를 빼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이어 "많은 사람이 류준열을 보고 '쟨 누구야?'라고 묻곤 했다. 현장에선 양게 역할을 하려고 태어난 사람 같다고들 했다. 모두가 류준열이 아닌 양게를 상상하지 못했고 이 영화를 본 분들도 우리랑 같은 생각이었을 것"이라면서 "센스가 워낙 좋아서 능구렁이처럼 역할을 소화해내고 어떻게든 자기 장면을 따냈다. 완벽한 양게였다"고 덧붙였다.

당시 '소셜포비아'를 홍보했던 관계자 역시 "현장의 분위기 메이커였다. 활기차고 주변 사람들을 세심하게 배려했다. 연기적인 면에서는 진짜 BJ 아프리카 방송도 해보면서 준비했을 정도로 노력을 많이 했다. 굉장히 열정적이었다. 영화 속 캐릭터가 그랬지 평소엔 훈남이었다. 게다가 영화 홍보를 다닐 때 분위기도 류준열이 살려줬던 것이 기억난다"고 전했다.

류준열은 연기에 대한 열정이 뜨거웠다. 그리고 기회가 왔을 때 최선을 다했기에 지금의 자리에 올 수 있었다. 데뷔 2년 만에 일약 스타덤에 오르며 탄탄대로를 걷게 됐다. 스타성뿐 아니라 탄탄한 연기력까지 가지고 있어 앞으로 그가 얼마나 성장할지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류준열, 그의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황소영 기자 hwang.soyoung@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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