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reemium'으로 1988년 0개→2025년 123대인 인터넷기기…IOT주목하라

중앙일보

입력

 
복고열풍을 일으키고 있는 케이블채널 드라마 ‘응답하라 1988’, 이 드라마에 없는 게 하나 있다. 바로 인터넷 기기다. 주인공 손엔 일본에서 만든 휴대용 카세트 플레이어가 들려있을 뿐이다. 1980년대 0대던 1인당 사용 인터넷 기기 수는 2015년 3.4대까지 늘었다. 미국의 정보기술(IT)업체 시스코에 따르면 2025년엔 123대에 이를 전망이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16~2020년엔 전 세계 인구의 70% 이상이 인터넷을 사용할 것”이라며 “이 정도면 거의 지구촌 전체가 연결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전망이 가능한 건 세계적 IT 기업들의 무료 인터넷 프로젝트 덕분이다. 페이스북의 ‘인터넷닷오알지(Internet.org), 스페이스X의 ‘글로벌 별자리 프로젝트’, 구글의 ‘프로젝트 룬’, 버진그룹과 퀄컴의 ‘원웹(OneWeb)’ 등 세계적 IT 플랫폼 회사들은 무료 인터넷 가능 지역을 확대하는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무료로 인터넷을 제공해 전 세계 이용자 수를 늘리는 게 프로젝트의 목적이 있다. 이른바 프리미엄(Freemium) 전략이다. 프리미엄은 자유로움 혹은 무료를 뜻하는 ‘free’와 고급 기능을 뜻하는 ‘premium’의 합성어로, 무료 서비스로 고객을 끌어들인 후 고급 기능을 유료로 제공해 수익을 내는 전략을 말한다.

◇세계 인구와 인터넷 가능 기기 수 전망

기사 이미지

중요한 건 이런 발전이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IoT)의 확대를 가져올 거란 점이다. 사물인터넷은 세상의 모든 물건(기기)가 인터넷으로 연결돼 보다 편리하게 기기를 이용하게 하는 산업이다. 국제 시장조사 기관인 BI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사물인터넷 시장은 향후 5년간 연평균 44%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중 소프트웨어 산업 매출 규모가 5500억 달러로 가장 크고, 센서·마이크로컨트롤러 등의 성장이 클 것으로 전망했다. 김병연 연구원은 “수십억 명의 새로운 사람이 5년 안에 인터넷을 처음 사용하게 됨으로써 거의 모든 인류가 인터넷을 이용하고 1인당 연결된 인터넷 기기가 100대 이상이 될 것”이라며 “이렇게 되면 IT플랫폼·인터넷쇼핑·인터넷 은행 등 인터넷 관련 산업뿐 아니라 기존 제조업 산업 전반에 걸쳐 세계적으로 새로운 수요가 창출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당장 내년 1월 6일부터 9일까지 열리는 ‘2016 국제가전전시회(CES2016)’에서 발표될 상품도 인공지능·보안· 컨설팅·빅데이터 사업 등 IoT관련 종목이 주를 이룰 것으로 보인다. 김 연구원은 한국에서도 IoT 시대가 예상보다 빨리 도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성장동력이 정체된 국내 사정상 정부 역시 관련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며 “스마트카 관련 IoT 사업에서 MDS테크·LG이노텍 등이, 스마트 홈 분야에선 디티엔씨·와이솔의 성장성이 확대될 것”이라고 봤다. 다만 “기업의 배타적 이해관계에 따라 네트워크 표준화가 더뎌질 수 있고 통신품질인 5G 상용화는 해결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