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유사시 일본 집단자위권 행사 … 한·미·일, 국제규범 지키면서 협의해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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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티스 스캐퍼로티(사진) 한미연합사령관이 25일 한반도 유사시 일본의 집단자위권 행사 범위와 관련해 “한국과 미국, 일본이 서로의 주권을 인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서울 코리아나호텔에서 육군협회가 주최한 조찬강연에서 “한·미·일이 국제규범을 준수하면서 협의해 나간다면 좋은 해결 방안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연합사령관 육군협회 강연
국방부 측 “우리 입장 지지한 것”

 국방부 당국자는 “한미연합사령관이 한반도에서 일본의 집단자위권 문제와 관련해 관련국 주권을 인정해야 한다고 밝힌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며 “스캐퍼로티 사령관의 발언은 일본이 한반도 유사시 집단자위권을 행사하려면 한국 동의가 필요하다는 우리 정부의 입장을 사실상 지지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스캐퍼로티 사령관은 또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과 관련해선 “북한의 탄도미사일에 대처하기 위해 중첩되고 상호 운용이 가능한 탄도미사일방어(BMD) 태세를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사일방어 체계는 상층방어와 하층방어 체계로 나뉘는데 우리나라는 하층방어 시스템
인 한국형미사일방어(KAMD) 체계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 상층방어 체계는 미국의 고고도미사일방어 체계인 ‘사드(THAAD)’가 대표적이다. 익명을 요구한 군 관계자는 “스캐퍼로티의 발언은 한국이 상·하층방어 체계 모두를 갖춰야 한다는 의미로 이는 사드 배치의 필요성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스캐퍼로티 사령관은 “한·미 양국은 ‘탄도미사일방어 태세’ 분야에서 많은 성과를 거뒀지만 이를 더욱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 한·미 동맹의 차원에서 함께 운용하는 체계들에 대한 발전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현일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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