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오프 토론방] 문성근씨 TV 진행자 내정 반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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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0면

▶문제는 현재 한국방송의 위치다. 아직도 정부에 예속된 공영방송의 문제가 중요 이슈가 되는 정서상 특히 현재 정권의 강한 지지자였던 문씨를 그런 민감한 곳에 있게 한다는 것은 현 정권을 위해서도 조금 신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보통의 진행자야 단순히 대본을 읽는 수준이라고 하겠지만 노무현 대통령 당선의 1등 공신 중 한명인 문씨는 자신의 색깔을 충분히 반영시킬 만한 위치에 있고 이념적인 소신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공영방송에서 시사성이 강한 프로그램의 진행자로는 적합하지 않다.

▶KBS가 공영성의 대표적 프로그램으로 인식되던 프로를 개편하면서 진행자를 바꾸는 과정이 새 정부의 출범 및 사장의 교체와 겹쳐 오해를 살 만하다. 특히 기존 진행자였던 유인촌씨의 종영에 따른 마지막 인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던 것은 프로그램의 교체 결정에 투명성이 결여되고 공개적 과정이 부족했다는 방증이라고 본다.

▶아무리 PD에 의한 기획, 각본이라지만 어디까지나 우리나라 특성을 생각해 공정성에 더 치중해 진행자를 섭외했으면 한다.

▶연예인의 정치적 선호를 반대하지는 않지만 다큐멘터리 인물현대사에 나올지도 모르는 정치적 판단에 대한 객관성을 담보하는 의미에서 문씨의 기용은 전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방송사는 왜 불필요한 오해를 일으키는 기용을 하는지 매우 우려스럽다.

▶토론의 사회자나 다큐의 진행자는 객관적 시각이 중요하다. 그래야 그 프로그램에 신뢰성이 생긴다. 그런데 한쪽으로 편향된 시각을 수개월 전에 공개적으로 방송으로 천명한 사람이 그런 프로그램의 진행자로 발탁될 것이라는 보도는 경악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