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IE] '갯벌 가치' 기사를 읽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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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논은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 외에 여러 가지 다양한 기능과 가치를 가진다. 우선 홍수 조절 기능을 들 수 있다. 농업과학기술원 자료에 따르면 논의 빗물 저수량은 1ha(1만㎡) 당 2천3백78t이다. 나라 전체로 보면 연간 26억t이며, 이는 다목적댐의 홍수 조절량보다 더 많다. 경제적 가치로 환산하면 쌀 생산액(2001년 기준.10조7천억원)을 훨씬 웃도는 14조6천억원에 이른다.

논에서 광합성으로 생성되는 산소는 연간 1천만t으로, 돈으로 따지면 2조6천5백억원이다. 수질 정화 효과도 연간 2조1천9백억원에 달하고, 토양 유실 방지와 여름철 대기 온도 조절 기능도 한다.

이밖에 철새 서식지 역할은 물론 수자원 확보.농촌 경관 보존.체험 학습장 등의 기능도 있다. 이렇게 추산한 우리나라 전체 농경지의 가치는 연간 50조원이다.

일부에서는 영국의 과학잡지인 '네이처(Nature)'의 자료를 들어 단위 면적당 갯벌의 가치가 논보다 크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네이처에서 말한 농경지는 논이 아니라 밭이다. 제시한 농경지의 가치도 관련 자료가 부족해 제대로 평가되지 못했음을 네이처는 논문에 명기했다.

농지를 식량 공급 차원에서만 볼 게 아니다. 환경 보전과 자원 확보, 전통문화 계승 등 복합적인 시각에서 봐야 한다.

※본지 10일자 NIE면(25면)의 '갯벌의 가치'에 대한 기사와 관련, 농어촌연구원에서 네이처가 평가한 우리나라 '논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다며 의견을 보내와 교육적 가치가 있기에 싣습니다.

임종완 농어촌연구원 수석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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