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7세의 할머니가 인스타그램의 스타로 떠올랐다.
주인공은 170만 명의 팔로워를 보유한 배디 윙클로 올해 87살이란 나이가 믿기지 않을 만큼 자유분방한 모습의 사진을 매일 업데이트하고 있다. 특히 미국 배우이자 팝 가수인 마일리 사이러스와 함께 찍은 사진으로 일약 스타덤에 올랐다.
윙클은 핑크 색과 형광 색 등 젊은 층도 소화하기 힘든 화려한 의상을 입고 사진을 찍은 뒤 ‘데일리 코디’라는 제목으로 올리고 있다. 사진 속 윙클은 여성스러운 원피스 수영복을 입기도 하고 선글라스를 끼고 담배를 피는 모습까지 선보이며 “인터넷에서 가장 핫(hot)한 인물”로 불리기도 한다.
지금의 화려한 모습과 달리 윙클은 결혼 후 아이를 키우던 평범한 주부였다. 하지만 35번째 결혼기념일 당일 자동차 사고로 남편이 사망하며 힘든 시간을 보냈다. 1999년엔 46살 아들이 암으로 사망하며 모든 대인관계를 끊은 채 극심한 우울증을 앓았다. 윙클이 자신의 패션 센스를 뽐내기 시작한 건 우연한 기회의 20대 손녀딸의 옷을 입으면서부터다. 손녀딸의 분홍색 원피스를 입은 윙클은 거울 속 불만과 체념으로 가득 찬 자신의 얼굴과 마주했고, 남들에게 기쁨과 희망을 줄 수 있는 삶을 살아야겠다고 다짐했다.
이후 패션 잡지를 읽고 직접 쇼핑을 다니며 직접 화보 촬영을 하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20~30대 젊은 층이 많이 사용하는 인스타그램을 통해 사진을 올리며 ‘80대 패션 리더’로 인기를 얻게 된 것이다. 윙클은 화려한 의상을 입고 사진을 찍는 이유에 대해 “내 모습을 통해 당신 또한 세상에서 가장 섹시한 여자가 되기에 결코 늙지 않았음을 증명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정진우 기자 dino87@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