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우석 박사의 복제견인 '나라'와 ‘다솔’이 공식 구조견이 됐다. 복제견이 공식 구조견이 돼 각종 재난 현장을 누비게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험을 같이 치른 동생 '누리'는 안타깝게 탈락했다. 나라와 누리는 지난 4월 함께 구조견 시험에 도전했다 실패한 뒤 이번에 재도전했다.
중앙119구조본부는 28일 나라 형제가 인명구조견 2급 공인 인증평가 시험을 치러 나라만 최종 합격했다고 밝혔다. 산속에 숨어 있는 훈련사 2명을 20분 내에 찾아내 “컹컹” 짖어 알리는 산악 구조 테스트는 두 마리 모두 10분대에 통과했다. 하지만 복종 테스트 중 '기다리기' 평가에서 누리가 갑자기 몸을 움직이면서 불합격 처리됐다.
현광섭 훈련사는 "4년생 독일산 셰퍼드인 나라 형제는 프랑스산·미국산 사료를 주식으로 먹으며 시험을 준비했다"며 "체력 유지를 위해 쇠고기와 양고기·돼지고기를 비벼서 만든 특식을 먹기도 했는데 나라만 합격해 아쉽다"고 말했다.
나라는 발바닥에서 머리까지 높이(체고)가 65~66㎝, 꼬리에서 목까지 길이(체장)가 73㎝다. 몸무게는 28~29㎏이다. 누리는 이보다 작은 63~64㎝, 71㎝, 25~26㎏이다.
이날 나라 형제의 이복동생 격인 또 다른 복제견 ‘다솔’도 공식 구조견이 됐다. 잉글리시 스프링거 스패니얼인 다솔(체장 57㎝, 체고 51㎝, 몸무게 17.2㎏)은 국내 명품 구조견으로 통하는 ‘수안’의 복제견이다. 다솔은 수안의 체세포를 받아 대리견을 통해 2013년 2월 태어난 뒤 그해 6월 구조본부에 기증돼 지금까지 시험을 준비해 왔다.
불합격한 누리는 부족한 부분을 보강해 다음달 혼자 재시험을 치를 예정이다.
대구=김윤호 기자 youknpw@joongang.co.kr